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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브리핑] 챗GPT 아버지 韓 온다…中 딥시크 쇼크에 동맹 찾기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2.04 04:45
수정2025.02.04 05:39

[샘 올트만 오픈AI CEO (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中 딥시크 충격에...오픈AI, 韓·日 돌며 동맹 찾기
▲'트럼프 실세' 머스크에 구애 각축전...재계부터 '납작'
▲TSMC, '꿈의 공정' 1나노 공장 짓는다
▲미국인 '테무깡' 끝?...트럼프, 소액 면세 구멍도 차단
▲"트럼프 석유증산 압박에도...美 셰일업계·사우디 난색"

中 딥시크 충격에...오픈AI, 韓·日 돌며 동맹 찾기


중국 딥시크 쇼크에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인도를 거쳐 독일 프랑스 등을 돌며 동맹 강화에 나섰습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일본판 '스타게이트'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스타게이트는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 등이 최대 5천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양사가 50%씩 출자하는 'SB 오픈AI 재팬'은 기업용 AI 서비스 개발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며, 소프트뱅크 측은 연간 4조 2천억 원 규모의 개발·운용비를 오픈AI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방문을 마친 올트먼 CEO는 오늘(4일) 서울에서 열리는 오픈AI 개발자 행사 '빌더랩' 참석차 한국을 찾습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카카오와 협업을 발표하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기자간담회에도 깜짝 등장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출시 예정인 자사 AI 서비스 '카나나'에 오픈AI의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방한 기간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 삼성전자 경영진과도 만나 AI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 개발자 100명을 대상으로 첫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올트먼 CEO는 이어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투자자들과 회동하고 7일에는 베를린공대에서 열리는 ‘AI의 미래’ 행사에 패널로 참석합니다. 이어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등과 함께 파리에서 열리는 ‘AI 서밋’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후 두바이에서 열리는 ‘세계정부정상회의’에도 참석합니다.

올트먼 CEO가 일본·한국·유럽 등을 방문하는 것은 투자 유치와 기술 협력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항한 AI연합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구글을 필두로 한 미국의 막강한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일본·인도의 자금력, 한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 등을 결합해 중국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입니다.

올트먼 CEO는 순방에서 다수의 투자자를 만나며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최대 400억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 중입니다. 올트먼 CEO는 앞서 미국에서 정책 결정자들과 비공개 회동을 통해 딥시크 사례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실세' 머스크에 구애 각축전...재계부터 '납작'

트럼프 행정부 실세로 자리잡은 일론 머스크를 향한 미국 대기업들의 러브콜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머스크가 소유한 기업들과 제휴하거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대기업들의 발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글로벌 결제기업 기술 비자는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와 손을 잡고 올해 안에 디지털 결제 기능 등을 포함한 금융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때 증오발언이 횡행한다는 이유로 엑스를 외면했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올해 1월 엑스에 대한 광고비 지출을 전월대비 10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시장정보업체 센서타워는 분석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손을 잡고 올해 봄부터 항공기 기내에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제공하기로 했고, 애플도 통신업체 티모바일을 통해 스타링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아이폰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했습니다.

우주산업에서 스페이스X와 경쟁 관계인 보잉마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제작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스크 CEO와 논의를 시작했다며 우호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오라클과 인텔도 각각 스타링크, 엑스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금융계에서는 2022년 머스크가 엑스를 인수할 당시 발행된 채권을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JP모건체이스는 머스크 소유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신주인수권 계약을 위반했으니 1억6천200만 달러(약 2천40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며 3년 전 제기한 소송을 작년 11월 취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고, 머스크가 그의 승리를 견인한 '일등 공신'으로 꼽히던 시점입니다. 다만 JP모건체이스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와 소송 취하는 서로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머스크는 이후에도 백악관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정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을 주도하는 등 강력한 권한을 휘두르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조너선 번디 교수는 "새 행정부에서 머스크가 지닌 위치를 고려할 때 이처럼 관계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에는 정치적 혜택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TSMC, '꿈의 공정' 1나노 공장 짓는다

글로벌 파운드리 선두 대만 TSMC가 '꿈의 공정'으로 불리는 1나노 공장 건설을 추진합니다.

연합보 등 대만언론은 3일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대만 남부 지역에 최첨단 1나노 공정 생산 공장을 처음으로 지을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남부 타이난 사룬 지역에 12인치(305㎜)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판) 제품을 생산하는 25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건설을 결정했으며 이 팹은 공장 6개가 들어설 수 있는 초대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TSMC가 남부과학단지 관리국에 25 팹 P1∼P3 공장에 1.4나노, P4∼P6 공장에 1나노 공정을 건설하는 계획을 이미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중부과학단지 타이중 지구 확장건설 상황에 따라 TSMC가 해당 지역에 1.4나노 공장을 건설하고 25 팹 P1∼P3 공장에 1나노, P4∼P6 공장에 0.7나노 건설로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TSMC가 1나노 공정 도입 구상을 밝힌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지역과 라인 규모까지 알려진 것은 처음입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입니다. TSMC는 2나노 이상 최첨단 부문에서 대체로 우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파운드리 업계 나노 경쟁은 격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해까지는 3나노 공정 반도체가 첨단 칩 시장을 주도했고, 올해는 TSMC와 삼성전자 모두 2나노 칩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TSMC는 1나노대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도 우위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전략입니다. 당초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을 계획했지만, 지난해 이 계획을 1년 앞당겨 내년에 1.6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추격자인 삼성전자와 인텔은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인 '테무깡' 끝?...트럼프, 소액 면세 구멍도 차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그동안 개별 소비자에게 주어졌던 관세상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내 개인이 800달러 이하의 물품을 수입할 경우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데,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면 이같은 면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널리 사용돼 온 쉬인,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업체들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국 쇼핑업체 '테무'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29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미국 전통적 유통 강자 월마트를 넘어선 액수입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테무 제품을 사들인 데는 800달러 이하 소액 수입품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는 '최소 기준 면제'라는 제도도 한몫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통해 이런 소액 '면세 구멍'까지 차단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소액 면세 제도로 펜타닐 같은 불법 약물이 손쉽게 유입되는 통로로 이용돼, 공중보건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는 겁니다.

반면, 중국은 자신들이 미국과 협력해 마약류 퇴치에 최선을 다했는데도, 미국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상응하는 반격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서지만,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협상 방안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을 추가 구매하고, 미국엔 기술 분야 대중국 수출통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방안이 협상 카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석유증산 압박에도...美 셰일업계·사우디 난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 증산을 유도해 유가를 낮추길 원하고 있지만, 정권 초반부터 석유 업계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3일 보도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증산을 위해 관련 규제 완화를 약속했지만, 미국 내 셰일오일 업계는 규제 완화 정도와 관계 없이 증산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석유업계 고위 임원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는 미국 셰일 업계가 성장 단계를 벗어나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산업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자문 인사들도 미국 내 셰일 업계가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을 것이란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자문 인사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설득해 OPEC의 증산을 유도하는 게 최선의 대안으로 여기고 있지만, 이 역시 쉬운 선택지가 아닌 분위기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증산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직 미 관료들에게 전했으며, 이 같은 입장은 트럼프 행정부에도 공유됐다고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셰일오일 시추 관련 규제를 철폐하고 미국 내 석유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약해왔습니다. 시추 확대를 의미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은 그가 즐겨 사용하던 선거 구호였습니다.

유가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 미국이 당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를 압박해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낼 수 있을 것이란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입니다.

에너지 자문업체 우드매켄지의 에드 크룩스 미주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규제 변화 중 석유 생산의 경제성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한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석유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리려는 노력이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는 수년이 걸릴 수 있고, 과거 셰일 붐 시기에 비하면 생산 증가량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석유 업계와 미 정부도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 올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 에너지부는 올해 말 미국 국내 석유 생산량이 하루 1천370만 배럴로 전년 대비 2% 증가한 뒤 2026년에는 보합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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