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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트럼프 관세 "어리석은 전쟁"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2.03 05:51
수정2025.02.03 06:24

■ 모닝벨 '글로벌 비즈' - 임선우 외신캐스터 

글로벌 비즈입니다. 



◇ 트럼프 관세 "어리석은 전쟁"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을 두고, 미국 주요 언론들은 명분 없는 경제적 공격이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중국은 차치하고라도, 이웃 국가들을 향한 트럼프의 이 같은 경제적 공격에 대한 정당화 논리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트럼프는 관세 자체를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기 때문에, 마약은 단지 구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트럼프에게 관세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고 비판했는데요.

그러면서 "현대에 들어 관세는 거의 항상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며, "트럼프가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을 상대로 취한 관세 조치가 특별한 이유는 그가 협상을 추구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내 물가를 올려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지울 것이란 우려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북미 지역의 긴밀히 통합된 석유 시장을 교란시키고 미국 운전자들의 휘발유 가격을 상승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라고 지적했고요.

NBC 뉴스도 “새 관세 부과로 자동차와 전자제품, 목재 등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경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짚었습니다.

◇ 금·구리 美로 쏠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같은 트럼프의 관세 불확실성으로, 금과 구리가 미국으로 빠르게 흘러들어 가고 있는 현상을 예의주시했습니다.

특히 미국 뉴욕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영국 런던에서 매매되는 가격의 차이가 이전의 몇 배에 달하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짚었는데요.

뉴욕과 런던, 두 시장의 매일 오후 1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10~11월에는 그 차이가 온스당 최대 20달러 정도의 차이에 그친 반면, 12월부터 격차가 확대됐고, 올해 1월 말에는 뉴욕 선물이 런던 현물 가격을 약 40달러 웃돌았습니다.

런던 현물시장은 금 부족에 허덕이는 반면, 뉴욕상품거래소의 금 재고는 현재 964톤으로, 2년 반 만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대조적인데요.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에 대한 경계심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금이 직접적인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 해석이고요.

산업과 밀접한 비철금속인 구리 시장에서는 금 시장보다 더욱 강한 경계감이 포착됐습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구리 재고는 6년 만에 최대 수준이고, 거래되는 가격 역시 런던보다 톤당 약 600달러 더 비싸 연초 대비 격차가 8배에 달합니다.

◇ "美 관세 위협에 기업 현지화 속도"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글로벌 기업들 역시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석유공룡 쉘을 비롯해, 명품 거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등 유럽 주요 기업들과,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정책에 발맞춰 관세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다 보도했는데요.

루이비통모에헤네시는 미국 보석 브랜드 티파니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데 이어서, 미국 현지 공장 설립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고요.

영국 시총 2위 기업인 쉘도,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는 트럼프에 맞춰 미국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스텔란티스는 트럼프 취임 전부터 미국 투자를 결정하고 50억 달러라는 거금을 쏟아붓기로 한데다, 감원 결정을 번복하기도 했고요.

현대차도 생산 현지화 카드를 꺼내 들고 나섰습니다. 

유럽의 과한 기업 규제에 시달리던 기업들이, 트럼프의 친기업적 규제 완화 정책과 더불어, 미국의 관세 위협까지 겹쳐 너 나 할 것 없이 투자 러시에 나서는 모습이네요.

◇ 머스크 정부효율부 '입김' 커진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 도지의 입김이 한층 더 커지겠습니다.

머스크의 측근들이 연간 5조 달 러, 우리 돈 7천300조 원 규모의 연방예산 지출을 통제하는 재무부 결제시스템 접근권을 손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뉴욕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도지 관계자들에게 해당 권한을 부여했다 보도하면서, 이로 인해 머스크가  정부 예산 지출을 감시하고 필요시 제한할 강력한 수단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시스템을 운영할 역량은 갖추지 못했고 정부 결제를 차단한 사례도 아직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재무부 결제시스템은 연방정부로부터 연금이나 세금환급, 급여 등을 받는 미국인 수백만명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까닭에 역사적으로 엄격히 통제돼 왔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인물들이 이런 민감한 시스템에 접근권을 가져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런 가운데 한편에선 머스크의 측근들이 연방정부의 인사관리처를 장악해 일부 직원의 전산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퍼스트 버디 머스크의 입김은 날로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 "메타, 법인등록지 이전 검토"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가 법인 등록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법인 설립 때부터 유지해 왔던 델라웨어주에서 다른 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인데, 대상 지역으로는 테슬라가 있는 텍사스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사측은 본사를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커버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최측근인 머스크 CEO 따라 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트럼프 줄 대기에 여념 없는 저커버그는 최근 트럼프가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팩트체킹 기능을 폐지하는 등 보폭 맞추기에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비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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