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 브리핑]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美 언론들, 트럼프 관세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美 언론들, 트럼프 관세 맹비난
▲트럼프 관세 공포...금·구리 美로 쏠린다
▲루이비통이 메이드인 USA?...너도나도 美 투자 러시
▲머스크 'DOGE' 권한 더 커진다..."재무부 결제시스템 접근권 획득"
▲머스크 따라 텍사스로?..."메타, 법인등록지 이전 검토"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美 언론들, 트럼프 관세 맹비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을 두고 미국 주요 언론들은 명분 없는 경제적 공격이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평가했습니다.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은 차치하고라도, 이웃 국가들을 향한 트럼프의 이 같은 경제적 공격에 대한 정당화 논리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라며 “마약은 단지 구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관세 자체를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관세 조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관세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뉴욕타임스는 “현대에 들어 관세는 거의 항상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을 상대로 취한 관세 조치가 특별한 이유는 그가 협상을 추구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내 물가를 올려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지울 것이란 우려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북미 지역의 긴밀히 통합된 석유 시장을 교란시키고 미국 운전자들의 휘발유 가격을 상승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NBC 뉴스도 “새 관세 부과로 자동차, 전자제품, 목재 등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경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관세 공포...금·구리 美로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금과 구리의 미국 유입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일 금과 구리가 미국 뉴욕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영국 런던에서 매매되는 가격의 차이가 이전의 몇 배에 달하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온스당 3천달러 돌파를 가시권에 뒀습니다.
이에 신문은 “안전자산인 금은 경제·국제 정세가 불투명할 때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에 전 세계적으로 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뉴욕 시장에서의 상승세는 특히 두드러진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현물거래의 중심인 영국 런던귀금속시장(LBM) 시장과의 가격 차가 두드러집니다. 뉴욕과 런던, 두 시장의 매일 오후 1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10~11월에는 그 차이가 온스당 최대 20달러 정도의 차이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12월부터 격차가 확대됐고, 올해 1월 말에는 뉴욕 선물이 런던 현물 가격을 약 40달러 웃돌았습니다.
일본귀금속시장협회의 이케미즈 유이치 대표는 “이 정도 가격 차이가 벌어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런던 현물시장은 금 부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금고에서 금괴를 출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수일에서 4~8주로 늘어났습니다. COMEX의 금 재고가 현재 약 964톤(t)으로 2년 반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됩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에 대한 경계심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금이 직접적인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 해석입니다.
산업과 밀접한 비철금속인 구리 시장에서는 금 시장보다 더욱 강한 트럼프 관세 경계감이 포착됐습니다. COMEX의 구리 재고는 약 6년 만의 최대 수준입니다. 뉴욕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런던보다 톤당 약 600달러 비싸 연초 대비 그 격차가 8배에 달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군사적으로 필요한 물자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글로벌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1일 영국 석유 대기업 쉘과 프랑스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유럽 2위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 등 유럽 주요 기업들과 한국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의 리더들이 미국의 정책에 발맞춰 관세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 증시에서 시가총액 2위 기업인 LVMH는 미국에 공장 설립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최근 “미국 당국이 우리가 계속 (공장을) 설립하도록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환경에서는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LVMH는 대부분의 제품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산하지만, 미국에 루이비통 공방을 세 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보석 브랜드 티파니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아르노 회장은 “미국에서 ‘낙관적인 분위기’를 느꼈고,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는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비교하며 미국을 치켜세웠습니다. 그와 다른 임원들은 “특히 유럽에 비해 낮은 미국의 낮은 세금, 저렴한 에너지 비용, 높은 경제 성장률이 유럽보다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시총 2위 기업인 쉘도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우호적인 세금 구조와 규제 환경이 형성되고 있어 (미국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좋은 순풍과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취임 연설에서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석유와 천연가스 추출 규제 완화)”을 외치며 미국 내 석유 자원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럽에선 과도한 기업 규제가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럽연합(EU)의 복잡한 규제 때문에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 CEO의 발언은 이 같은 불만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FT 기고문을 통해 규제가 투자의 걸림돌이라고 경고하며 “특히 에너지 비용 측면에서 유럽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더 저렴해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관세 위협으로 인해 다양한 산업에서 투자를 재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의 다니엘 에르베르 CEO는 주요 시장, 특히 미국 인근에서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세계는 점점 덜 글로벌화되고 있다”며 “우리는 공급망의 유연성을 높여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도 생산 현지화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FT는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이 지난주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지만, 우리는 확실히 생산을 현지화해 관세로 인한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푸조와 지프, 피아트를 거느린 스텔란티스의 존 엘칸 회장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미국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엘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전 워싱턴을 방문해 대통령 및 고위 관계자들과 나흘간 회의를 한 뒤 미국에 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작년 12월에는 오하이오주 지프 공장에서 1천100명 감원 결정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한 유럽계 은행 임원은 FT에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약하거나 유럽에서 비중이 높은 기업이라면, 앞으로의 신규 공장은 미국에 세우려 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과 친기업적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 움직임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투자 붐을 잇는 흐름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3천7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보조금 및 지원책을 제공하며 기업 투자를 유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원책 중 일부를 철회할 계획입니다.
머스크 'DOGE' 권한 더 커진다..."재무부 결제시스템 접근권 획득"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 일론 머스크의 측근들이 연간 5조 달러, 우리 돈 약 7천300조 원 규모의 연방예산 지출을 통제하는 재무부 결제시스템 접근권을 손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지난달 31일 DOGE 관계자들에게 해당 권한을 부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재무부 결제시스템 접근권을 얻은 이들 중에는 실리콘밸리 기업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의 톰 크라우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포함돼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이들은 형식상 미 재무부에 고용됐으며 신원조사를 받고 기밀취급 인가를 받는 절차를 거쳐 접근권을 획득했다고 합니다.
다만 시스템을 운영할 역량은 갖추지 못했고 정부 결제를 차단한 사례도 아직은 없는 상황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NYT는 "머스크와 측근들이 정부 예산 지출을 감시하고 필요시 제한할 강력한 수단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미 재무부와 DOGE, 백악관은 관련한 질의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식은 결제 시스템 접근권을 DOGE에 부여하는데 반기를 들었던 데이비드 레브릭 재무부 차관보가 사실상 쫓겨난 직후 전해졌습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이들은 베센트 장관 취임 전까지 장관 대행을 맡았던 레브릭이 지난 주말 재무부 결제 시스템에 접근하게 해달라는 크라우스 CEO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휴직 처분을 받았고 이어 지난달 31일 돌연 퇴직했다고 말했습니다.
연방정부로부터 연금이나 세금환급, 급여 등을 받는 미국인 수백만명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까닭에 재무부 결제시스템에 대한 접근권은 역사적으로 엄격히 통제돼 왔습니다.
머스크 따라 텍사스로?..."메타, 법인등록지 이전 검토"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가 법인 등록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31일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메타가 법인 등록지를 2004년 법인 설립 때부터 유지해왔던 델라웨어주에서 다른 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전 검토 대상 지역으로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있는 텍사스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관계자는 "메타가 텍사스주와 가능한 변경 사항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다른 주에서도 법인 등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타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먼로파크에 있지만, 법인은 다른 상당수의 기업과 마찬가지로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의 약 3분의 2가 델라웨어에 등록돼 있는데, 이는 델라웨어주에 기업 소송을 다루는 전문 법원과 분쟁 해결을 위한 판례가 축적돼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 측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메타는 또 현재 텍사스주에도 아직 법인 등록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메타는 텍사스에 두 개의 데이터 센터를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콘텐츠 신뢰 및 안전 담당자를 텍사스로 옮긴 바 있습니다.
메타의 법인 등록지 이전 검토는 최근 수년간 델라웨어주에 등록한 상장 기업의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소액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판결에 불만을 제기해 온 것과 관련돼 있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메타도 이 법원에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소송 등에 휘말려 있으며 지난주 법원은 저커버그 CEO의 증언을 승인했습니다.
또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따라하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이사회가 승인한 560억 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 지급안과 관련한 소송에서 델라웨어주 법원이 지난해 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주자, 이후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를 텍사스로 옮겼습니다.
이어 자신의 소셜 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와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본사도 텍사스로 이전했고, 뇌 이식 기업인 뉴럴링크의 법인 소재지도 네바다로 옮겼습니다.
저커버그는 앞서 이달 초에는 자사 플랫폼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의 '팩트체킹'을 폐지하고, 엑스의 '커뮤니티 노트'와 유사한 것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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