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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칩 왜 쓰나'...中딥시크 쇼크에 미 AI 버블 붕괴?

SBS Biz 김종윤
입력2025.01.28 07:50
수정2025.01.28 07:51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공개한 AI 모델이 뉴욕증시를 뒤흔들었습니다. 딥시크가 미국 AI업체들이 투입한 비용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자금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생성형 AI를 내놨다는 소식에 미국의 AI 패권에 대한 의구심이 급부상하면서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급락하는 등 기술주 중심으로 시장이 공포감을 드러냈습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지수가 전거래일보다 88.94포인트(1.46%) 떨어진 6.012.3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도 612.47포인트(3.07%) 급락한 1만9341.83에 장을 마쳤습니다. 

딥시크 충격이 AI 관련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빠르게 끌어내렸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기술주 위주로 투매가 이어지면서 전통 산업과 가치주의 안전자산 매력이 부각돼 블루칩 지수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개별 종목을 보면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118.42달러 전거래일보다 16.97% 하락 마감했습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도 2조9030억달러로 떨어지면서 시총 1위를 애플(3조4580억달러)에 내준 데 더해 마이크로소프트(3조2300억달러)에 이어 3위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날 하루동안 엔비디아 시총이 5890억달어(약 846조6875억원) 증발했습니다.

딥시크의 등장에 엔비디아가가 더 큰 충격을 받는 것은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년간 A100과 H100 등 자체 개발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전 세계 AI 열풍을 주도해 왔습니다. 작년 4분기부터는 블랙웰이라는 새로운 AI 칩을 내놓으면서 빅테크를 비롯해 AI 개발업체에 공급해 오고 있습니다.

H100의 경우 칩 한 개 가격이 3만 달러 안팎에 이르는 알려져 있으며,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이런 칩이 수십만 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AI 개발 기업들은 AI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막대한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0%를 넘었습니다. 지난해 9∼11월 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94%, 순이익은 106%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 'V3'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 6천 달러, 우리 돈 약 78억 8천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AI 개발 비용에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빅테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딥시크 모델 훈련에는 엔비디아의 H800 칩이 사용됐지만, 이는 미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춘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칩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저렴한 칩을 사용했는데도 빅테크의 최신 모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성능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한다면 엔비디아가 그동안 비싼 최신 AI 칩을 앞세워 올렸던 막대한 매출과 순이익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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