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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작년부터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MG손보, 또 좌초 위기입니다. 

인수 우선협상자가 된 메리츠화재가 구원투수가 되나 싶지만, 노조의 반대에 가로막힌 상황인데요.

최악의 경우 청산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124만 가입자가 보험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금융 2부 오서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우선 MG손보, 왜 매각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MG손보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인데요.

100% 자본 잠식에다 순자산은 마이너스로 금융위원회의 공개 매각 명령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정상 금융기관이라면 매각은 알아서 자율적으로 하면 되지만, MG손보는 금융위의 위탁을 받은 예금보험공사가 매각 주체가 돼 주주는 배제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매각, 왜 잘 안 되는 겁니까? 

[기자] 

살 곳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MG손보도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인데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될 만큼 재무 상황은 악화됐고, 지난해까진 임금피크제도 없는 상태로 계속 운영돼 오다 보니 직원 연령대도 높은 편입니다. 

이렇다 보니 수차례 매각 공고에도 뚜렷한 인수자가 나오지 않았는데요. 

2023년 1차 공개매각 당시 무응찰로 유찰됐고, 같은 해 2차 때도 단독응찰로 유찰됐습니다. 

지난해 3차 예비입찰 때 두 회사가 응찰했는데, 본입찰 들어가니 또 입찰한 곳이 안 나왔고요. 

재공고 이후 결국 현재는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업계와 당국 안팎에선 올해 들어서도 매각은 하세월이라는 평이 나옵니다. 

[앵커] 

아니, 메리츠화재가 사겠다는 거 아닙니까? 

[기자] 

지난해 말 예보가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습니다.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두 곳이 제안서를 내고 수의계약에 뛰어든 건데요. 

예보는 인수 제안서를 평가한 뒤 메리츠화재가 적격자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 인수를 위해 보험료나 건전성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MG손보 실사에 나서야 하는데요. 

이걸 MG손보 노조에서 막아선 겁니다. 

[앵커] 

어떤 식으로 말이죠? 

[기자] 

실사 장소와 실사 자료 등을 방해하는 식이라고 예보는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메리츠화재가 선정한 삼일회계법인과 실사를 하던 도중에도 저지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MG손보 노조는 '실사 방해'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노조는 마치 메리츠화재가 확정 인수자가 된 것처럼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어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예보는 메리츠화재와 MG손보 사이에서 계속해서 중재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노조는 왜 이렇게까지 실사에 협조 안 하는 겁니까? 

[기자] 

이유는 '메리츠화재'만은 안 된다는 건데요. 

노조의 반대 입장 직접 들어보시죠. 

[배영진 / MG손해보험 노조 지부장 : 매각 시장에서 저희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공정한 과정을 준수해서 정정당당한 인수자를 선정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것이 그 과정에 문제가 있고, 불합리한 결과가 예측되기 때문에 앞날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메리츠화재로의 인수를 강력하게 거부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직원들 앞날이 보장 안 된다,, 어떤 뜻이죠? 

[기자] 

MG손보 노조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보험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90%의 장기보험 비중이 같아서, 대다수의 직원과 업무가 겹친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직원 고용 승계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600여 명 가운데 90%가 잘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겁니다. 

고용 관련 협의에 대해 메리츠화재는 추가 실사를 통한 최종 인수가 결정된 후 규모 등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예보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예보는 우선 메리츠화재가 우협 선정까지 됐기 때문에 이 계약을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또 과정에서 특혜 등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 직접 들어보시죠. 

[정광진 / 예금보험공사 보험정리팀장 : 수의계약이라는 게 국가계약법상 동일한 매각에 두 번 유찰되면 수의계약할 수 있게 돼 있어요. 경쟁적으로 투명하게 하려고 최종적으로 두 군데를 받았고요. 정해진 법령과 절차대로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거고요. 또 고용 보장과 관련해서도 예보 역시 최대한 많은 인원이 고용될 수 있도록 잘 살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고용이 안 되는 인력은 파산선고 전까지 MG손보에 잔류할 수 있고, 또 퇴직위로금을 받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앵커] 

그래서 지금 실사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계속 갈등 중인 상황인 거군요? 

[기자] 

갈등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인데요. 

현재 MG손보 노조는 보시는 것처럼 예보 사유지에 가설물을 설치해 놓고 한 달 넘게 농성 중입니다. 

이 때문에 불법으로 지난해 말 이미 가처분과 형사고발이 이뤄진 상태인데요. 

예보는 "노조가 계속 실사 방해를 한다면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이라든지 법적 대응"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만약 법원이 예보의 가처분을 받아들여 MG손보에 업무방해 금지 명령을 내리면, 다시 실사 작업이 진행되는 건데요. 

이 경우 이르면 오는 5월 안으로 매각이 완료될 수도 있습니다.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예보는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실사를 못 해 메리츠조차 무산된다, 그러면 MG손보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실사 지연이 계속되면 메리츠가 우협 지위를 상실하게 될 수 있는데요. 

이후에는 예보에 따르면 크게 세 가지 대안이 나옵니다. 

첫째는 다시 한번 매각을 추진하는, '4차 매각'에 나서는 거고요. 

두 번째는 여러 보험사 앞으로 분산해서 보험 부채를 넘기는, '계약이전' 방안도 있습니다. 

이도 안 되면 예금보험공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고 청폐산 절차를 밟게 됩니다. 

다만 전부 실질적 대안들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4수에도 인수자가 안 나오면 5수, 6 수생이 될 수밖에 없고요. 

특히 계약이전은 주주가 있는 보험사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문제인데요. 

예보는 과거 리젠트 화재 사례를 들고 있지만, IMF 당시에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닌 만큼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문제는 MG손보의 124만 가입자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계약이전까지 안 되고 마지막 청산으로 가는 경우의 수를 보면, 가입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한데요. 

5천만 원을 초과하는 보험계약자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예보가 보호해 주는 한도 내 보험금 지급은 가능하지만, 당장 수년간 이어온 내 보험 계약이 사라지게 되는 건데요. 

이 때문에 가입자들이 새 보험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다만 문제는 현재도 이렇게 수차례 매각이 이뤄지는 동안 MG손보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예금보험금 지급 후 청·파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오서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