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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민대출? "안 합니다"…작년 4대 은행, 햇살론뱅크 '시늉만'

SBS Biz 정동진
입력2025.01.24 14:54
수정2025.01.24 16:36

[앵커] 

이렇게 더 어려워지는 서민들의 상황을, 대형 은행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도가 낮아도 빚을 성실히 갚았다면 은행권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지원해 주는 '햇살론뱅크'라는 서민금융상품이 있는데, 4대 은행들이 지난해 이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동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햇살론뱅크는 정책서민금융을 반년 이상 잘 상환한 차주에게 지원하는 일종의 '징검다리' 성격의 정책대출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은행에 햇살론뱅크를 지원했다 거절당했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옵니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은행들이 햇살론뱅크의 취급액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은행권 햇살론뱅크의 공급액은 8천8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습니다. 

차주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율이 두 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햇살론뱅크는 서민금융진흥원이 대출금의 90%만 보증하기 때문에 나머지 10% 손실은 금융사가 떠안아야 합니다. 

주목할 점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감소폭이 유난히 컸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햇살론뱅크 취급을 전년 대비 86% 줄여 공급액이 14억 원에 그쳤습니다. 

4대 시중은행은 전체 은행권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햇살론뱅크 공급액은 0.16%에 그쳤습니다. 

[강성진 /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상당 부분의 이자수익을 얻고 있는 4대 은행들이 그것(햇살론뱅크)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함으로 인해서 제2금융이나 사채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기회를 박탈당하는….] 

시중은행들은 "또 다른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의 공급은 늘렸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햇살론뱅크와 새희망홀씨의 수요층은 엄연히 구분돼 있으며, 4대 은행이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새희망홀씨의 경우 연소득 4천만 원 이하의 차주라면 신용점수가 높아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자 장사로 매년 수조 원을 벌어들이는 4대 은행이 서민금융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햇살론뱅크의 취지나 이용대상을 고려한다면, 시중 은행들이 취급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SBS Biz 정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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