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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타게이트' 만든다는데…AI·가상자산 얼마나 더 뜰까?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1.24 10:44
수정2025.01.24 11:17

[앵커]

관세보다 이번 주 시장을 들썩이게 한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인공지능 투자 계획 발표였는데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인공지능 산업의 주도권을 미국이 완전히 쥐고 가겠다는, 발표를 넘어선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 못지않게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패권을 노리는 분야가 또 있죠.

바로, 가상자산입니다.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인공지능부터 보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계획에 담겼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큰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미국에서 펼치겠다며 5천억 달러, 약 72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오픈 AI와 오라클, 그리고 취임 전부터 트럼프에게 투자 선물 보따리를 안겼던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스타게이트'로 불리는 합작사를 세워 프로젝트를 이끌게 되는데요. 미국을 AI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인공지능 업계에는 말 그대로 '황금 카펫'이 깔린 건데요.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ARM 등도 협력사로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텍사스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AI 인프라 구축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트럼프는 "이 기념비적 사업은 새로운 대통령 아래,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화끈한 발표에 금융시장도 크게 움직였죠?

[기자]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AI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먼저 파트너사로 참여하는 엔비디아가 4% 넘게 뛰어올랐는데요.

최근 각종 규제로 갈수록 중국 시장 문이 좁아져 고민이 깊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로 AI칩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멜리우스 리서치는 스타게이트 지출액 중 1천억 달러가 훨씬 넘는 금액이 엔비디아에 들어갈 수 있다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도 마찬가지로 4% 넘게 상승마감했고, 오라클은 6% 넘게, ARM도 16% 가까이 급등하는 등 관련주들이 일제히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스타게이트' 훈풍은 국내 증시로도 넘어왔는데, HBM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가 4% 가까이 올랐고요.

삼성전자도 1.5%, 또 AI용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수요 기대감에 두산에너빌리티, 효성 중공업도 각각 8%대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발표 내용과 시장 영향까지 살펴봤고, 프로젝트의 의도와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분석이 나오나요?

[기자]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AI '선전포고'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동안 중국은 범용 반도체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축적한 막대한 자금을 정부 보조금 등의 형태로, 이른바 'AI 굴기'를 위해 쏟아부었는데요.

바이두만 해도 엔비디아의 AI칩에 대항할 ‘쿤룬’이라는 AI 반도체를 개발해 데이터센터 성능을 높이고 있고, 텐센트는 훈위안 AI와 같은 초대형 모델을 훈련시키는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등 기술력 발전이 점점 더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만 볼 트럼프가 아니죠.

전임 정부의 정책 대부분을 뒤집으면서, 이번 발표를 통해 빅테크의 손을 확실히 들어줬는데, "AI가 미래다" 선언하며 전폭적인 지원사격에 나서기로 한 겁니다.

당장 취임 첫날 서명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행정명령도 이와 관련이 있는데요.

AI에 가장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국가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통합하겠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안전성과 신뢰만 내세우다 때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는 바이든과 달리, "결단력 있는 신속한 조처가 없으면 차세대 기술을 위한 에너지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할 것"이라며, 규제는 걷어내고, 기술 혁신을 선택한 겁니다.

[앵커]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포인트 같아요?

[기자]

그동안 기술 혁신이 정부 규제에 막히는 모습을 많이 봐왔는데, 이번엔 다른 것 같습니다.

트럼프의 행보를 두고 빅테크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인데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큰 그림을 맡게 된 오픈 AI의 샘 올트먼 CEO는 중국의 행보를 겨냥해 미국의 AI 패권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전력, 데이터센터 확대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 온 만큼, 스타게이트는 이 시대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슈퍼 AI가 등장해 인류가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말했고요.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최첨단 기술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시선을 가상자산으로 돌려보죠.

이번 주 가장 눈에 띄었던 게 트럼프 밈 코인이었어요.

[기자]

취임식을 코앞에 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가상자산, '오피셜 트럼프'를 내놓았는데요.

시장에 나오자마자, 몇 센트에 불과했던 가격은 순식간에 치솟아 상승률은 한때 3만%에 달했고요.

현재도 시가총액 70억 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시총순위 15위를 꿰차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비트코인도 불장 랠리에 올라 타, 원화 기준 한때 1억 5천800만 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새롭게 썼고요.

트럼프의 밈 코인이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면서, 솔라나 가격도 29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기존에도 트럼프를 모티브로 한 밈코인은 여럿 있었지만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는데, 트럼프가 자신의 손으로 밈코인을 출시하면서, 시장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성을 맺게 됐고요.

일부 외신들은 미국에 다리를 놓고 싶어 하는 외국 정부나 기업들이,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코인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요.

취임식과 첫날 행정명령에서 가상자산 관련 내용이 보이지 않으면서 김이 좀 빠진 모습이었죠?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기대와 달리 취임 첫날 트럼프의 입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자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았었는데, 바로 다음날 호재가 나왔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가상자산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 다시 미소가 번졌습니다.

사임 직전까지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떠났고, 줄곧 브레이크만 걸던 규제 중심에서, 이제 새로운 가상자산 관리 '틀'을 만들겠다는 건데요.

태스크포스를 이끌게 된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크립토 맘', '암호화폐 엄마'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인데,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자본 형성을 촉진하며, 시장 통합을 강화하고, 혁신을 지원하는 규제 환경을 육성할 것을 기대한다" 밝혔습니다.

이 소식에 한때 10만 달러 초반대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은 단숨에 10만 7천 달러를 뚫어내며 급반등 하기도 했고요.

여기에 더해 뱅크오브아메리카까지 나서 적절한 규정들이 마련된다면 가상자산 결제를 도입하겠다 밝힌 데다, 주 후반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정책을 검토할 실무그룹을 신설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장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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