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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 "반도체 지원 위해 산은 별도 기금 조성"

SBS Biz 정동진
입력2025.01.22 11:36
수정2025.01.22 12:02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산업은행에 별도의 기금을 만들어 반도체 등 첨단 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정 자본금 한도가 부족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우회적 방안으로 해석됩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오늘(22일) 9시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첨단산업 등 한국의 주력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에 별도의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기존 산은의 '저금리 대출'이나 '보조금 지급'의 한계를 열거하며 SPC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존 '저금리 대출'의 경우 이자 비용이 (사업체의) 원가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으며 "'보조금 지급'의 경우 재정 여건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산은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BIS 비율 산정 시 위험 가중치가 400%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질 경우 이를 상쇄하기 위해 자본을 지원하는 '출자'가 필요하게 될 텐데, 그 출자 규모가 굉장히 커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입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은에 별도의 기금을 설치해 운영하고자 한다"며 정책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별도의 기금을 설치해 운영하는 경우, 해당 기금은 BIS 비율 산정에서 빠지게 되는 만큼 더 적극적인 투자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책이 시행되려면 '산업은행법 개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관계부처와 협의한 후 국회에 빠른 시일 내 법안을 제출해 지원 방안이 작동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정치권의 가산금리 인하 압박이 정당하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나 정치권이 가산금리 인하에 강하게 개입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은행들이 가산금리에 각종 보험료나 출연금 등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막는 '은행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한 가운데,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대 은행장들을 불러 모아 간담회를 가지자 '야당이 은행권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은 이 같은 정치권의 '가산금리 인하 개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은행들 (금리) 인하 속도나 폭 등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기준금리 인하 부분이 이제는 반영돼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며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 인하 조치를 시행하거나 검토 중인데, 그런 방향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현재의 스탠스를 지속 유지해나가겠다"고 수차례 발언하며 강조했습니다. 경상성장률 내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관리할 것이란 기존 금융위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 것입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해 가계대출 급증의 뇌관으로 지적됐던 '정책대출'에 대해서도 발언했습니다. 그는 "정책대출은 정책대출의 목적이 있다"며 "소득이 낮거나 무주택자의 실수요자가 저금리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정책 목적은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정책대출 증가 속도는 상황에 따라 관리돼야 한다"라면서도 "올해 가계대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사실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는 "대출수요가 굉장히 늘어나게 되면, 미리 제어해야 한다"며 부채 증감에 따라 정책대출 취급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추가로 이복현 금융위원장이 "은행 자체 재원의 정책대출이 은행 수익성 악화에 영향 미칠까 우려된다"고 발언한 데 대해 "금융 시스템 전체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측면에 더해 은행의 수익성 관점에서도 정책대출은 관리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사실상 이 원장의 발언의 동감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관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지만, 흔들림 없이 일정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예고된 대로 오는 3월 25~26일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고, 통상 소요되는 2~3개월의 예비인가 기간 등의 스케쥴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단 것입니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은 최근 기업은행에서 발생한 총파업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은행에 대해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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