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국 경제, 트럼프2기·계엄 후폭풍 이중충격 직면"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1.21 04:42
수정2025.01.21 05:3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취임식 전날인 2025년 1월 19일 미국 수도 워싱턴DC 소재 캐피털원 어리나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 EPA=연합뉴스)]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트럼프 복귀에...경제학자들, 美 인플레 전망치 높였다
▲트럼프 '관세 폭탄'...시장은 금리 인상에 베팅?
▲FT "韓 경제, 계엄 후폭풍·트럼프2기 '이중충격'"
트럼프 복귀에...경제학자들, 美 인플레 전망치 높였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경제 공약이 미국 물가 상승세를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할 수 있다는 경제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14일 경제전문가 73명을 대상으로 벌인 분기 설문조사 결과, 올해 말 인플레이션 평균 전망치가 2.7%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해 10월 당시 2.3%에 비해 0.4%포인트 상향된 수치입니다. 내년 말 인플레이션 평균 전망치도 기존 2.3%에서 2.6%로 높아졌습니다.
WSJ은 "경제전문가들이 트럼프의 관세인상, 감세, 이민 제한 효과를 경제 전망치에 반영하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반 미국인 가정의 지출은 한해 약 600달러(87만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설문에서 경제전문가들은 모든 국가에 평균 10%p의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산이 23%p 높아지고, 나머지 국가들은 평균 6%p의 인상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추가 관세는 CPI 상승률(올 연말 기준)을 0.5%p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됐습니다. 다만 협상에 따른 관세 면제 가능성이나 수입업체가 공급망 재구성으로 부과금을 회피하는 노력으로 이러한 전망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예상 경제 성장률도 수정됐습니다.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0월 1.9%에서 이번에 2%로 상향됐습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직전 전망치(2.1%)보다 낮은 2%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전망이 바뀌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 금리 인하 조정 계획도 늦어질 거란 전망입니다.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3.89%로 앞서 10월 평균 예측치인 3.3%보다 0.5%p 넘게 높은 수준을 보입니다. 연준이 인하 횟수를 2번 줄인다는 뜻이 됩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인데, 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은 10년 미 국채 수익률이 올해 말 4.4%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정책이 성장률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엇갈렸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가 2025년 GDP 성장률에서 0.2%p 깎아 먹는 효과를 낼 것으로 봤습니다.
WSJ은 "일반적으로 관세는 주요 투입재 비용을 높이고 가처분 소득을 줄이며 무역상대국의 보복을 유발한다"며 '미국 수출이 감소해 경제생산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의 이민 제한과 불법체류가 추방 정책도 미국 내 노동력 공급 위축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구체적인 정책 규모와 이에 따른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부연했습니다.
트럼프 '관세 폭탄'...시장은 금리 인상에 베팅?
트럼프의 귀환에 맞춰 금융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현지시간 17일 장 마감 시점 기준 미국 재무부 증권을 담보로 한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 금리(SOFR)와 연동한 옵션 거래를 분석해보면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한 확률은 25%로 평가됐습니다.
이는 예상보다 양호했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전의 30%에서 하락한 수치이긴 하지만,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금리 인상 가능성은 고려되지 않았으며 옵션 트레이더들의 60%는 추가 금리 인하를, 40%는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의 경제학자였고 현재는 자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필 셔틀은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셔틀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관세 부과 정책과 이민 단속 강화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 임금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의견은 아직은 소수의견이긴 합니다. 대다수 채권거래자들은 적어도 올해 한 번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2% 물가목표치에 만족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 세상에서는 모든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가능성 있는 결과가 아닌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블룸버그는 연준이 필요할 경우,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역사를 통해 증명됐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헤지펀드 가르다 캐피털 파트너스의 팀 매그너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금리 인상을 의미있게 반영하려면 CPI가 3% 중반대로 올라가는 등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연준은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 연준 경제학자이자 현재 파이퍼 샌들러의 글로벌 자산배분책임자인 벤슨 더럼은 기간 프리미엄을 조정한 머니마켓 옵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10% 미만으로 반영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을 매입할 때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로 연준 역시 오랫동안 이 분석을 사용해왔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더럼은 “전반적으로 시장은 이제 금리 인상과 인하 리스크를 고루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FT "韓 경제, 계엄 후폭풍·트럼프2기 '이중충격'"
한국 경제가 이미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계엄 사태 후폭풍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라는 '이중의 정치적 충격'에 직면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습니다.
FT는 현지시간 20일 '성장을 위한 고투: 정치적 충격이 경제적 근심을 더하다'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한국 경제에 이러한 정치 상황이 원화 가치 하락, 성장 둔화 등 기존 문제에 추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해 아시아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한국은행은 최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측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경고하면서 올해 전망치도 기존보다 하향 조정했습니다.
여기에 이날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국내 정치 혼란이 더해진 형국입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과 이민 정책이 미국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매파가 돼 원화와 한국 성장률에 더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배터리 공장을 지으려 몰리면서 지난해 한국은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 됐다"며 "그러나 한국산 상품 수입 급증은 트럼프의 오랜 골칫거리인 (대미) 무역 흑자를 이끌었고, 이는 한국을 보복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짚었습니다.
정치 혼란에 대해서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책 결정자들의 로비 시도뿐 아니라 한국의 구조적 경제 현안에 대응할 능력이 국내 정치 위기로 마비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원화 약세와 정치 불안정 속에 소비자, 기업 신뢰는 약화했고 기술, 철강, 석유화학, 직물, 화장품 등 한국 수출 기업들은 저가 중국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FT는 한국의 주요 성장 동력인 메모리칩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빠른 진전을 보이는 것은 더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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