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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좀비기업'들이 시장에서 원활히 퇴출될 수 있도록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되고, 절차도 빨라집니다.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을 끌어올리고 상폐 절차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21일) 이런 내용의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습니다.

우선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 기준을 상향조정합니다.  기존 여건이 과도하게 낮게 설정돼 있어 지난 10년간 두 요건으로 인한 상장폐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코스피는 현재 상장폐지 요건이 시가총액 50억원, 매출액 50억원입니다. 이를 '단계별'로 시가총액 500억원, 매출액 300억원으로 상향조정합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만 보면, 현 50억원을 2026년 1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 2028년 1월 5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립니다.

코스닥은 현 상장폐지 요건이 시가총액 40억원, 매출액 30억원인데, 이를 각각 300억원, 100억원으로 올립니다.

다만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매출이 낮은 기업을 고려해 최소 시가총액 요건(코스피 1000억원, 코스닥 600억원)을 충족하면 매출액 요건을 면제해주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최종 상향조정시 코스피는 62개사(총 788개사 중 약 8%), 코스닥은 137개사(총 1530개사 중 약 7%)가 요건에 미달됩니다. 

감사의견 미달요건도 기준이 강화됩니다.

지금은 감사의견 미달시 다다음 사업연도 감사의견이 나올 때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되는데, 앞으로는 2회 연속 감사의견 미달시 즉시 상장폐지가 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기본적으로 두 번만 보겠다, 한 번 걸린 다음에 그 다음 연도도 (감사의견 미달이면) 원칙적으로 상장폐지로 보겠다"고 전했습니다.

감사의견 미달 사유 발생 이후 다음 사업연도 감사의견 미달(사업보고서 미제출도 포함)시 즉시 상장폐지가 되는 겁니다.

상장폐지 사유발생부터 최종결정까지 기간도 확 줄입니다.

지금은 실질심사 기준으로 코스피는 '최대 2심+개선기간 4년', 코스닥은 '최대 3심+개선기간 2년'으로 운영돼 상장폐지 심사가 장기화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근 5년간 상장폐지 사례 71건 중 대다수(62건, 87%)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시부터 최종 퇴출까지 1년 이상 걸렸습니다.

이에 코스피는 개선기간을 최대 4년에서 2년으로 줄입니다. 코스닥은 3심제에서 2심제로 축소하고 최대 개선기간도 2년에서 1년6개월로 단축시킵니다.

상폐 기업 증가가 투자자 보호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상장폐지 후 비상장 주식거래를 지원합니다. 

지금은 상장폐지 기업의 경우 7거래일 간 정리매메 이후에는 사실상 거래가 안 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를 활용해 상장폐지 주식의 거래기반을 개선합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주요국 증시에 비해 시가총액 상승률과 주가지수 상승률의 괴리가 큰 비대칭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IPO 시장은 과도하게 단기차익 위주로 운용되고, 진입에 비해 퇴출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자본시장의 효율적 기능과 신뢰를 저하하고 있다는 평가와 지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퇴출이 확대되더라도 투자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상장폐지 주식의 거래를 지원하고 관련 공시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