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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을 머스크한테 판다?…너도나도 트럼프 '눈치보기'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1.17 10:48
수정2025.01.17 11:17

[앵커]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줄 대기', '눈도장 찍기', '눈치보기'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스트롱맨의 복귀 앞에 사활이 걸린 문제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합니다.

임선우 캐스터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주 틱톡 관련 뉴스가 눈에 띄는데, 미국 사업권을 일론 머스크에게 넘길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이것도 트럼프와 관련이 있죠?

[기자]

조만간 미국 현지 서비스가 금지되는데, 중국 당국이 대안으로 사업을 일론 머스크에게 매각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어떻게 협력할지와 관련한 포괄적 논의 차원에서, 틱톡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는데, '퍼스트 버디' 머스크가, 새롭게 만들어진 정부효율부를 이끌 예정인 만큼, 틱톡 카드를 쥐어주고, 화해 카드로 활용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중국 강경파가 포진한 상황에서 중국에 테슬라 생산 공장을 둔 머스크는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관세를 놓고 미국과의 협상을 앞둔 중국 입장에선 머스크의 마음을 사는 게 첫 단추일 수 있겠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틱톡 매각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가정적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면서도, 미국이 시장경제를 지켜야 한다 에둘러 표현했고, 틱톡 측은 완전한 허구라며 부인했지만, 중국 당국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른바 황금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선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전면 재검토된다는 소식도 나왔어요?

[기자]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인데요.

신문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EU집행위가, 이른바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도 불리는 디지털시장법에 따라 착수한 모든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다 전하면서, 조사 범위를 축소하거나 혹은 변경될 수 있다 설명했습니다.

현재 구글과 애플, 메타 등 대표 빅테크 여럿이 고강도 조사에 시달리며 천문학적인 벌금을 토해낼 위기에 놓여있고요.

상당힌 진전된 케이스도 많은데, 재검토 중에는 모든 결정과 과징금 부과가 중단되고, 사건에 대한 기술적인 작업만 계속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U 규제 당국이 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을 위해 '정치적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주장하기도 했고요.

사안에 정통한 한 EU 고위 외교관은 "트럼프와 가깝고 그걸 이용해 압력을 가하는 테크 재벌들과 하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너무 많은 게 공중에 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빅테크에 강경한 입장이던 티에리 브르통 집행위원 등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내부에서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유럽 각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 머스크에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EU 집행위는 침묵만 지키고 있잖아요?

[기자]

최근 프랑스와 독일 등 EU 회원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노르웨이, 스페인 등 유럽 각국 정상이 일제히 머스크의 정치 간섭을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최근 파울라 핀노 EU집행위 수석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유럽 정상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EU의 정치적 목소리는 실종됐다'는 지적에 "현재로서는 논쟁을 부추기지 않겠다는 게 우리의 정치적 선택"이라고 말하며 입을 닫았습니다.

EU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머스크를 향해 가짜뉴스를 퍼뜨리지 말라고 공개 경고하는 등 내내 각을 세워 왔는데, 이렇게 달라진 집행위의 소극적 태도를 두고 머스크가 곧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가 된 점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데요.

집행위가 머스크나 엑스를 상대로 EU의 소셜미디어 규제를 들이대 과징금을 부과한다면 이는 곧 미 행정부와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기업들은 트럼프의 시선에 들기 위해 여념이 없습니다?

[기자]

기업들은 통 큰 기부에 나서는 건 물론이고, 눈도장을 찍기 위해 다보스포럼을 제쳐두고, 취임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20일로 예정된 트럼프의 공식 취임식 행사는 이미 이달 초 자리가 꽉 채워졌습니다.

일부 인사들은 수십만 달러를 기부하고도 컨설턴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했는데, 그마저도 거절당했을 정도고요.

모금액의 경우 현재 2억 달러를 돌파해 2017년 1기 취임식의 두 배에 달하고 사상 최대 기록도 경신했습니다.

JP모건부터 맥도날드, 델타 등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부금 대열에 속속 합류했고요.

취임식에는 머스크는 당연한 얘기고, 베이조스와 저커버그까지, 세계 최고 부호 1,2,3위가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고요.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너도나도 트럼프 줄 대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의 앙숙으로 알려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태세전환의 상징이 됐어요.

납작 엎드린 모습이죠?

[기자]

태도를 180도 바꾸고 자세를 바짝 낮추고 있는데, 최근 트럼프가 눈엣가시처럼 여겨오던 페이스북의 팩트체크 기능을 폐지하기도 했고, 사내 다양성 정책을 종료하기로 했고요.

트럼프의 '절친'으로 불리는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을 새 이사로 선출하기까지 했습니다.

트럼프 입맛에 맞춰 정책들을 하나 둘 뜯어고치다 보니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음 달까지 저성과자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5%를 내보내기로 했고요.

회사 매출의 전부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 사업도 비상입니다.

팩트체크 기능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광고주들이 발을 빼야 하나 고심하고 있는데요.

그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비교적 청정 지역으로 불린 덕에 안전한 광고판 역할을 해줬지만, 필터링 기능이 사라지면서 자신들의 광고가 불건전한 게시글과 함께 노출되진 않을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가진 않을까 염려하며 광고를 내려야 할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맥도날드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노골적으로 친 트럼프 행보를 보이며 줄줄이 다양성 정책을 폐기하며 발맞추기에 나섰고, 아마존 창업자이자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하고 있는 베이조스는 트럼프를 풍자한 만평을 삭제시키고, 멜라니아 여사의 인생을 다룬 영화까지 만들며 환심사기에 나서는 등 너 나 할 것없이 저극적인 코드 맞추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눈치보기 경쟁도 치열하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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