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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달러 '발작'…트럼프 취임 뒤에는?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1.17 10:48
수정2025.01.17 11:10

[앵커]

이번 주 미국 국채금리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금리는 5%를 가시권에 두면서 주식시장 발목을 잡았다가, 하루 만에 1% 포인트 넘게 급락했습니다.

미국 달러화도 멀미가 날 정도로 오르락내리락했는데요.

나홀로 잘 달리는 미국 경제, 이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가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트럼프는 아직 공식적으로 백악관에 입성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성훈 기자, 먼저 채권금리 흐름부터 보죠.

이번 주 변동폭이 굉장히 컸어요?

[기자]

지난달 초 4% 초반대였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한때 4.8%를 뚫고 올라갔습니다.

재작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5%에 바짝 다가선 건데요.

최근 20년간을 살펴봐도 5%에 육박하는 금리 수준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과 주요국 긴축과 중동 전쟁이 한창이던 재작년 10월 정도로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공행진하던 10년 만기 금리는 다시 하루 만에 4.6%대까지 급락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국채 금리가 크게 움직인 원인이 뭔가요?

[기자]

국채금리 상승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습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경제지표는 뜨겁게 나오면서 국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건데요.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결국 지난주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로 발표되자 급등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 미국 물가지표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9% 상승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특히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등을 뺀, 근원 CPI가 3.2% 상승으로 주춤한 것이 확인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덜고,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되살아나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내렸습니다.

[앵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트럼프 변수'가 기다리고 있잖아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 추진이 물가를 자극하는 일명 '트럼프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내건 관세 공약이 돌고 돌아 미 내수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여전히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불쏘시개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법인세 등 각종 감세 공약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우려도 채권 금리 상승 요인인데요.

블랙록의 투자전략 책임자는 "시장에 더 많은 국채 발행이 있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매수자들을 멀리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올해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채권금리에 반영되고 있죠?

[기자]

미 연준 내에서 계속해서 금리인하 신중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투자은행들도 올해 예상 인하 횟수를 계속 낮추고 있는데요.

바클레이즈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2회에서 1회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도 3~4회에서 2회로 축소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내 기준 금리 인하 횟수를 2회에서 아예 없을 것으로 전망을 바꿨고요.

도이치뱅크도 연내 유지 전망을 이어가며, 연준의 속도조절론을 넘어 금리 인하 중단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산운용사 핌코는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중단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며, 5~10년 만기 채권을 중심으로 "수익률 곡선이 점진적으로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월가에선 10년물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ING의 글로벌 금리 전략팀장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올해 말 5.5% 정도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티 로웨 프라이스의 최고 투자책임자는 6%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역시 재정 적자와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을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현재 물가 상황 역시 연준 목표치 2%와는 아직 거리가 있는 만큼, 채권 금리가 급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여전한데요.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공식 지표가 인플레이션과 성장 속도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시장이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에 따라 급격하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달러 움직임도 보죠.

역시 변동폭이 컸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110선을 터치했습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달러인덱스가 110 위로 올라온 건, 미국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던 2022년 11월 이후 2년여 만입니다.

채권 금리 상승세와 마찬가지로, 탄탄한 고용 상황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달러 강세 흐름을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나 경기 부진에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계속 안고 있는 유로화나,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뒷걸음 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불안감으로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진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과 맞물려 달러 강세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앵커]

강달러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죠?

[기자]

골드만삭스와 TD증권, 도이치뱅크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올해 달러 가치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의 경우 트럼프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 달러가 5% 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 상품선물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투기적 시장참여자들의 달러화 상승 베팅도 33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9조 원으로,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습니다.

[앵커]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가장 중요한 변수인데, 다음 주부터 예민한 시장 반응이 나오겠군요?

[기자]

당장 월요일 취임식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경제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인플레 우려를 낳고 있는 관세 공약의 경우 기류 변화가 있어 왔는데요.

당초에는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인 보편관세를 주장했지만, 특정 품목에 대한 선별관세 얘기가 흘러나왔고요.

여기에 매달 세율을 조금씩 높이는 점진적 관세 부과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가경제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이 언급될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추진 의지가 강한 만큼, 실제 그의 입에서 나올 관세 정책 강도가 시장에 다시 큰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여기에 강달러 흐름에 인위적인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들이 모여 환율과 관련해 국제적 합의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즈호은행의 다이스케 카라카마 연구원은 1985년 플라자 합의를 떠올렸는데요.

"현재 일본과 유럽도 강달러 조정을 받아들이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고자 국가 간에 달러 강세를 꺾기 위한 조치에 합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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