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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이 통상임금 관련 소송으로 인한 예상 손실을 약 900억원 규모로 잡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이 오는 23일 이 사건 선고기일을 잡아 판결에 따른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입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세 건에 따른 손실 예상금액을 약 889억9천300만원으로 잡았습니다. 또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이 금액 전체를 소송충당부채로 재무제표에 반영했습니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급여입니다.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쓰입니다.통상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이 늘어날수록 시간 외 근로수당, 휴일 근로수당 등 수당과 퇴직금도 늘어납니다.

그동안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통상임금에는 기본급과 고정적인 수당 등은 포함되지만 재직자에게만 주는 정기상여금은 제외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이와 반대되는 하급심 판단이 나오면서 논란이 촉발됐습니다.

가장 처음 제기된 소송은 지난 2015년 세아베스틸 근로자 12명이 제기한 소송입니다. 세아베스틸은 그동안 연 800%의 상여금을 짝수월과 7월에 각각 100%씩, 4월에 200%를 지급했습니다. 다만 지급일 기준으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줬습니다.

근로자들은 이렇게 주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근거로 각종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올려줘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나머지 두 건의 소송도 이와 같은 쟁점으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급심 판단은 계속 엇갈렸습니다. 1심은 회사 손을, 2심은 근로자 손을 들어줬습니다

지난 2018년 서울고등법원은 "재직자에게만 지급한다는 조건이 있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이라며 사측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판결이 지난해 대법원에서도 나오면서 통상임금의 인정 범위가 최종적으로 넓어졌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9일 재직 여부나 근무일수 등을 지급 조건으로 설정한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재직자 조건 등이 있는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한 2018년 대법원 판결 이른바 '갑을오토텍 사건'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 민사3부가 오는 23일 대법원 2호법정에서 판결 선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12월 현대차·한화생명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이 바뀐 이후 나오는 첫 대법원 판결입니다.

세아베스틸이 현재까지 반영한 손실예상액은 대법원의 최종판단이 나오기 전 수치입니다. 대법원이 이날 내리는 판결에 따라 추후 세아베스틸이 인식하게 되는 소송 관련 손실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