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00억 '적자 늪' KB부동산신탁, 지점 문 다 닫았다
SBS Biz 박규준
입력2025.01.15 10:23
수정2025.01.15 13:07
KB금융그룹의 신탁사인 KB부동산신탁이 모든 지점을 없앤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점을 본사로 통폐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인데, 업계는 수백억 원대 적자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일에 부산과 대전 지점을 각각 폐점했습니다. KB신탁은 지난해 말까지 서울 강남에 위치한 본사와 이들 2곳의 지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부산 지점은 지난 1997년, 대전 지점은 2006년에 생긴 만큼, 최대 28년 만에 무점포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지점이 있어 지역 영업도 활성화될 수 있었겠지만 다른 신탁사들도 지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고 사업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점을 합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본사로의 지점 통폐합이 누적된 적자로 인한 비용 절감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KB신탁은 지난해 3분기까지 8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3년에도 연간 841억원 적자였습니다. 지난 2022년 677억원의 순익을 거뒀는데 경영 상황이 빠르게 악화된 겁니다.
KB부동산신탁뿐 아니라 신탁 업계 전반이 이른바 '보릿고개'를 겪고 있습니다. 시공사 부실로 준공에 차질이 생기면 신탁사가 책임을 떠안는 '책임준공 토지신탁'이 주된 배경으로 꼽힙니다.
부동산 PF 경색에 따른 사업 차질로 신탁사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대손 비용과 차입 부채 등이 증가해 신탁사 실적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14곳 신탁사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 2천281억원 순손실을 냈습니다. 특히 신한자산신탁이 1천785억원, 교보자산신탁 은 1천377억원으로 적자폭이 컸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도 책임준공 토지신탁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로 신탁사들의 신용도를 잇달아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는 신한자산신탁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낮췄습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KB부동산신탁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내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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