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대신증권이 1조 원대 사기극으로 드러난 '라임펀드'를 판 직원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절차가 일방적으로 진행된 데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추가 청구 가능성 또한 열어둬 직원들도 맞대응에 들어갔습니다. 

박규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대신증권 직원 A 씨는 지난달 19일 보증보험사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A 씨가 발생시킨 사고로 회사가 보험사에 보험금 8천만 원을 청구했다는 내용입니다. 

대신증권이 가입한 보증보험은 직원의 절도, 횡령 등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으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면 직원에 대한 구상권을 갖습니다. 

A 씨는 당장 8천만 원을 마련해 보험사에 납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신증권이 이렇게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한 직원은 총 12명, 청구액은 17억 원입니다. 

A 씨를 포함한 2명에게는 이미 청구됐고, 곧 나머지 10명에 대한 보험금도 청구됩니다. 

해당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회사 지시로 라임펀드를 팔았는데 책임을 자신들에게 떠넘긴다며 채무부존재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 직원 B 씨 : 리스크심사부서부터 상품기획부 최고 경영진까지 징계가 있었던 사안에서 판매직원에게만 피해금액을 덮어 씌우고 보험금청구를 중단하는 방법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뿐(입니다.)] 

해당 직원들은 구상권 추가 청구가 이어질 것을 우려합니다. 

오익근 대표도 지난달 직원들과 면담에서 "신원보증은 최소 청구고, 나머지 금액은 가급적 직원들을 배려하는 방안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청구를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전 고지 없이 보험금 청구가 통보된 데 대해선 "무조건 미안하고 잘못했다고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신증권은 "회사가 고객에게 1천억 원 넘게 배상해 준 상황인데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는다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다"며 "직원들 상대로 한 직접적인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BS Biz 박규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