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LG CNS, 중복상장 해당···지주사 디스카운트 유발"
SBS Biz 신다미
입력2025.01.13 14:27
수정2025.01.13 14:33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LG CNS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LG CNS의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논평을 내고 LG CNS의 상장은 모자(母子)회사 동시상장으로 인한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유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포럼은 오늘(13일) "2대주주 PE(프라이빗에쿼티)의 구주매출과 장내매도를 통한 엑시트(투자회수) 목적 외에 굳이 IPO를 해서 모자회사 중복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디스카운트를 유발할 이유가 있나"라고 지적했습니다.
LG CNS가 모집하는 공모 주식은 모두 1천937만7천190주입니다. 이 중 절반(968만8천595주)은 2대주주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의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 매출이며 나머지는 신주 발행입니다.
희망 공모가액 범위에 따른 공모예정금액은 1조406억∼1조1천994억원으로, LG CNS는 이 중 절반인 5천203억∼5천997억원을 손에 쥐게 됩니다.
LG CNS의 IPO는 사실상 맥쿼리PE의 엑시트가 목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입니다. LG CNS 지분 매각 당시 맺은 ㈜LG와 맥쿼리PE의 주주간계약에는 올해 4월까지 LG CNS 상장이 완료돼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습니다.
LG CNS가 맥쿼리에 지분을 매각한 이유는 2020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공정거래법 개정을 앞두고 ㈜LG는 LG CNS 지분을 84.95%에서 49.95%로 줄였습니다.
포럼은 "만일 IPO를 하지 않고 주주배정 증자를 했다면 대주주 ㈜LG가 부담해야 하는 자금은 약 3천100억원"이라며 "현재 ㈜LG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은 약 1조5천억원이므로 자금 여력은 넘친다"고 꼬집었습니다.
지난 9일 열린 LG CNS의 IPO 기자간담회에서 현신균 최고경영자(CEO)는 LG CNS의 상장은 중복상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LG CNS는 1987년 미국 EDS와 합작법인으로 출발해 업력이 오래됐고, LG화학에서 분리된 LG에너지솔루션 사례처럼 일부 사업부를 떼어내 물적 분할한 뒤 상장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포럼은 "중복상장 문제와 관련해 사실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른 '물적분할 후 5년 이내 상장'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원래 LG CNS의 가치가 지주회사인 ㈜LG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포럼은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HS애드 등 주요 자회사들은 이미 모두 상장돼 있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디앤오, LG경영개발원, LG스포츠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LG CNS가 ㈜LG의 유일한 대규모 비상장 자회사"라며 "LG CNS 상장 이후에는 LG CNS에 직접 투자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LG 주식을 살 이유가 없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LG CNS 상장으로 ㈜LG의 모든 주요 자회사들이 상장된 상황에서 ㈜LG 주식은 '고아 주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습니다.
포럼에 따르면 LG는 2002년 최초로 인적분할 뒤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했습니다. 이후 170개 이상의 기업집단이 LG의 선례를 따랐고, 2020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상장으로 자본시장 제도 개선 논의를 촉발한 그룹이기도 합니다.
포럼은 전체 상장회사의 8∼18%가 중복상장 문제에 노출됐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강화, 상장 폐지 등 구조개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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