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계엄 후 RP 매입에 47.6조…팬데믹 때 연간 총액보다 많아
SBS Biz 이한나
입력2025.01.13 14:17
수정2025.01.13 14:20
[정일영 의원실 제공=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매입한 환매조건부채권(RP) 총액이 47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47조6천억원 규모의 RP를 매입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한 해 동안의 매입 총액(42조3천억원)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한은은 지난해 1~11월 이미 58조5천억원의 RP를 매입했으며, 12월에 47조6천억원을 더해 연간 매입액이 사상 최대인 106조1천억원에 달했습니다.
한은은 대내외 여건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경우 RP 매입을 통해 단기 원화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금융기관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채권을 되팔아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달 3일 밤 무제한 유동성 공급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튿날 오전 RP를 비(非)정례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은은 유동성 공급량을 파악하기 위해 상환 후 잔액의 일평균치를 기준으로 활용하는데, 이를 살펴봐도 계엄 사태 여파가 상당했다는 게 정 의원 지적입니다.
지난달 RP 잔액 평균은 14조9천억원에 달해 직전 최고였던 2020년 6월의 14조원을 훌쩍 웃돌았습니다.
정 의원은 "내란으로 인한 금융시장 악영향이 코로나 팬데믹보다 크다는 것을 한은이 입증한 셈"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경제의 발목을 부러뜨린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융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한은 임직원 모두 고생이 많았다"며 "이 사태가 온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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