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결국 '다이궁' 거래 전면 중단…수익성 회복 '사활'
SBS Biz 류선우
입력2025.01.12 09:55
수정2025.01.12 10:01
새해 들어 롯데면세점이 면세업계에서 처음으로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오늘(1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거래 규모가 큰 주요 중국인 보따리상들에게 이달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롯데면세점이 면세업계에서 처음으로 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 중단이라는 고강도 체질 개선 처방에 나선 것은 손실 누적에 따른 존폐의 갈림길에서 매출을 포기하고서라도 수익성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실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인 보따리상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헐값에 대량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는 보따리상으로 대부분 중국인입니다.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경제보복의 하나로 자국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금지한 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입출국 관광객이 사실상 끊기다시피 하면서 이들의 입지는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면세점 수익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이후 쌓인 재고를 처리해야 했던 국내 면세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상품 정상가의 40∼50%를 수수료 명목으로 환급하는 조건으로 물건을 넘겼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인 보따리상은 큰 이윤을 남겼으나 면세점은 팔면 팔수록 손실을 떠안는 출혈 경쟁으로 내몰렸습니다.
이러한 영업 행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한 면세점들은 상호 합의로 지난 2023년 1월부터 점진적으로 중국인 보따리상 수수료를 인하해 현재 35% 안팎까지 낮췄습니다.
그러나 수수료율이 수익의 마지노선인 20%보다 여전히 높아 면세점들은 손실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면세업계에선 코로나19 이상의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롯데와 신라·신세계·현대 등 면세업계 주요 4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합산액만 1천355억원에 달하고, 4분기까지 포함한 연간 영업손실액은 2천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에는 개별 관광객 중심으로 CJ올리브영이나 다이소와 같은 로드숍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 변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는 악재까지 겹치며 면세점은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 됐습니다.
롯데면세점이 선제적으로 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한 것도 바닥까지 떨어진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의 연 매출에서 중국인 보따리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50%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인 보따리상과 거래를 끊으면 매출 급감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을 살려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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