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에 힘들었는데, 이자 내린다고"…어디?
SBS Biz 류선우
입력2025.01.12 09:46
수정2025.01.12 10:15
지난해 3분기 이후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계속 올려온 은행들이 약 반년 만에 금리 정책을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12일) 신한은행은 이번 주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상품별 인하 폭 등 세부 내용은 주초에 확정될 것으로 파악됩니다.
은행의 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코픽스(COFIX) 등 시장·조달 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와 은행들이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로 구성됩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에 업무 원가·법적 비용·위험 프리미엄 등이 반영된다고 설명하지만, 주로 은행의 대출 수요나 이익 규모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15일 은행채 3년·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씩 올린 것을 시작으로 이후 꾸준히 가산금리를 높여왔습니다. 이번 주 가산금리 인하가 실행되면 약 6개월 만의 하향 조정입니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대부분의 주요 시중은행도 비슷한 시점부터 가산금리 폭을 꾸준히 키워왔습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시 매수 열풍이 불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수요 억제 조치를 강하게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신한은행이 먼저 가산금리 인하에 나서면, 나머지 주요 시중은행들도 그동안 임의로 덧붙인 가산금리를 줄줄이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타 은행들로선 금리를 낮춘 신한은행 등에 가계대출 수요를 뺏겨 경쟁에서 밀릴 경우 연초부터 영업과 실적 차질을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성장은커녕 뒷걸음치는 추세라 다른 은행의 금리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또 가산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낮추지 않고 버틸 경우, 가뜩이나 금리 부담으로 경제 주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이자 장사'에만 몰두한다는 비난도 이어질 상황입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대 은행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00∼1.27%p로 집계됐습니다.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모두 1%p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3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고, 개별 은행 내부 시계열에서도 10∼21개월 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지난해 10·1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되고 시장금리도 내렸지만, 은행들이 예금(수신) 금리만 일제히 낮추고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지 않은 결과입니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도 향후 은행 대출금리 하락 요인으로 꼽힙니다.
현재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은 이달이나 다음 달 기준금리를 더 낮출 것이 확실시됩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상반기 두 차례 정도 인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은행 대출금리도 전반적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만기)는 각 연 3.830∼5.817%, 4.030∼5.580% 수준입니다.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각 하단이 0.260%p, 0.130%p 떨어졌지만, 하락 폭이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1년물 금리의 낙폭(-0.303%p·-0.395%p)을 하회합니다. 이는 은행들이 높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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