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고사위기의 알뜰폰…백약이 무효

SBS Biz 김동필
입력2025.01.10 17:47
수정2025.01.10 18:45

[앵커] 

지난 2010년 '알뜰폰'은 국내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전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알뜰폰 사용자들이 이동통신 3사로 다시 옮겨가고 있습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고사위기에 빠졌지만, 뚜렷한 묘책도 없는 상황입니다. 

김동필 기자입니다. 

[기자] 

중소 알뜰폰 업체 여유모바일이 지난해 말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2015년 시작한 이후 9년 만입니다. 

세종텔레콤도 12년 만에 사업 매각에 나서며 16만 명 가입자들에 대한 이관을 준비 중입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잇따라 철수하는 배경은 수익성 악화가 꼽힙니다. 

정체된 시장에서 영업손실이 지속된 가운데 사업자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성엽 /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계속 정부정책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갈 수는 없지 않으냐. 설비 등을 갖춰가지고 풀 MVNO(알뜰폰)으로 가는 등의 그런 식의 노력들을 하는 사업자가 나타나야 하는데 지금 그게 전혀 없는 상황이잖아요.] 

여기에 정부와 정치권 압박에 통신 3사의 요금제가 저렴해지면서 알뜰폰의 가장 큰 무기인 가격 경쟁력도 약해졌습니다. 

지난해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를 이동한 건수는 18% 줄어든 반면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의 번호이동은 45% 늘었습니다. 

향후 이러한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으로 LTE 요금이 저렴해질 경우 LTE 중심으로 성장한 알뜰폰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하반기 단통법 개정으로 단말기 보조금 15% 상한이 없어지면 자금력이 풍부한 통신 3사가 시장 확보에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해 통신 3사와 금융권 등 대기업 알뜰폰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세 달째 국회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SBS Biz 김동필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동필다른기사
[인사] 산업통상자원부
고사위기의 알뜰폰…백약이 무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