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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치인 부럽다… '정적'이 '우정'으로

SBS Biz 송태희
입력2025.01.10 17:17
수정2025.01.13 18:40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국가 장례식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한때 정적으로 美대선에서 맞붙었던 지미 카터와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서로 상대방의 추도사를 남기기로 했고 이 약속이 지켜졌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포드 전 대통령을 향해 "도덕적으로 파산했다. 무능하다"며 공격했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선 이후 우정을 쌓았습니다. 

현지시간 지난 9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는 1976년 대선 때 맞붙었던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추모사가 낭독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향년 93세로 별세한 포드 전 대통령은 생전에 카터 전 대통령 앞으로 추모사를 작성해뒀뒀습니다.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추모사를 보내도록 하자'는 퇴임 후 수십년간 우정을 유지했던 두 전직 대통령 간의 약속이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드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사를 미리 준비해뒀었습니다. 

포드 전 대통령은 아들인 스티븐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1976년 대선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이 자기 신경을 건드렸다면서도 "그는 내 정치적인 약점을 잘 알고 있었고, 성공적으로 지적해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포드 전 대통령을 향해 "도덕적, 정치적, 지적으로 파산했다"고 비판했다. 공격 과정에선 "무능하다"는 표현도 사용됐습니다. 

그러나 포드 전 대통령은 "그때는 대선 결과가 얼마나 깊고 오래가는 우정을 가져다줄지 몰랐다"면서 두 사람이 친구가 된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1981년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었던 안와르 사다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함께 타고 가는 과정에서 악연을 씻고 우정을 쌓게 됐다는 것입니다. 

포드 전 대통령은 "카터가 남긴 평화와 자비의 유산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카터 전 대통령을 향해 "재회를 기다리고 있소. 우린 나눠야 할 이야기가 많다"며 "오래된 친구여,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하오"라는 인사를 건네면서 추모사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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