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알뜰폰 해지런?…'쪼개기 결제' 더 막힌다
SBS Biz 오서영
입력2025.01.10 15:22
수정2025.01.11 08:00
신한 더모아 카드는 이른바 '짠테크족'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 2020년 11월 출시됐는데, 5천 원 이상 결제부터 1천 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역대급 혜자 카드'라는 별칭이 붙었지만, 수백 번의 소액 결제를 통해 포인트를 빼먹는 방식의 활용이 계속되자 결국 서비스 중단 조치까지 이르렀습니다. 소비자 반발에 오는 2027년까지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우회적 방식으로 분할 납부에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카드사, 서비스 중단 대신 통신사 제재
통신 요금은 '분할 납부'가 가능합니다. 더모아 카드 이용자들은 이를 활용해 혜택받았는데요. 통신료가 청구되면 휴대전화 '소액 결제' 방식을 통해 여러 차례 나눠서 요금을 냅니다. 이후 실질적으로 대금 결제는 더모아 카드로 이뤄지는데요. 이용자들은 소액 결제 건별로 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용자들 입장에서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한국케이블텔레콤이 운영하는 알뜰폰 업체 '티플러스'는 지난 7일 신용카드 분할 납부를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티플러스는 다음 달 1일부터 이용 요금을 신용카드로 나눠 납부할 경우, 그 횟수를 카드당 '월 최대 5회'로 묶기로 했습니다.
SK텔레콤 계열 알뜰폰 업체 '세븐모바일'도 다음 달부터 신한카드 결제 횟수를 '월 최대 8회'로 제한합니다. "신한카드사와의 수기 특약 계약이 갱신"됐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쪼개기 결제'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제한 후폭풍이 알뜰폰 업계로도 번지고 있는 것입니다.
"혜택 줄어든다"…소비자 이탈
알뜰폰 업계에서는 당장 소비자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결제 횟수를 제한하게 되면 알뜰폰 통신요금을 분할 납부하던 이용자들의 혜택이 줄어듭니다. 그간 결제 횟수 제한이 없다는 점을 활용해 혜택을 누려왔던 이용자들 입장에선 손해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5천999원 단위로 분할 결제를 해 999원을 n번 적립하는 방식을 쓰면 5만 원대 요금은 10회까지도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 휴대전화를 모두 활용해 수백 번 적립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만큼 분할 납부를 통한 포인트 적립 때문에 알뜰폰에 가입한 이용자들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자료=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우려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알뜰폰 업체인 '프리텔레콤'은 앞서 지난달부터 청구 계정 당 카드 분할결제 '월 5회까지'만 허용한다며 KT 카드 분할납부 횟수 제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해당 알뜰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자동 충전 해지했다"는 반응부터 "분할 결제 때문에 쓰고 있었는데 번호이동 해야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알뜰폰·카드테크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7천 명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해지해야겠다", "이제 갈아타야겠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당 업체 관계자는 "제한 효과가 눈에 띄게 보였다. 지난달 납부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그것(제한) 때문에 나가신 분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드사 제한 방침에 '울며 겨자 먹기'
신용카드사들이 약관을 개정하는 등 이용자 혜택을 축소하자 알뜰폰 통신사들이 제공하던 '분할 결제'로 불똥이 튀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재작년 신한카드가 자사 더모아 카드의 이른바 '꼼수 결제' 제한에 나섰지만, 금융감독원 민원 등으로 분할결제 납부 제한을 잠정 보류하게 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혜택을 직접 중단하는 정공법 대신 제휴사에 서비스 축소 방침을 내린 만큼 편법 축소란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카드사 등의 일방적 혜택 축소 통보로 소비자들의 손해만 키운다는 지적도 불가피합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대학 붙어 한시름 놨더니"...부모님들 이 소식에 '한숨'
- 2."한국인이세요?" 태도 180도 돌변…여권파워 세계 3위
- 3.설 황금 연휴 엿새 쉬나…또 내수부양 단골카드?
- 4.설 여행경비 40만원 쏩니다…역귀성 최대 40% 할인
- 5.믿고 샀는데 짝퉁?…이마트, 전액환불 무슨 일?
- 6.65세가 노인?…75세로 상향 추진
- 7.'남 일 아니네'…中 BYD 日서 도요타 첫 추월
- 8.커지는 '반도체 겨울'…삼성, 혹한기 길어지나
- 9.'임영웅 콘서트 돈 안 아까워요'…어느 새 소비 큰 손 5060
- 10.月 437만원 벌고 고급차 모는 노인도 기초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