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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에 울고 웃고…반도체부터 양자컴까지 '들썩'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1.10 10:45
수정2025.01.10 11:20

[앵커]

이번주 가장 많이 불린 이름 가운데 하나죠.

젠슨 황, 트럼프만큼 자주 언급됐고, 실제로 그의 발언 하나하나는 금융시장을 들었다 놨다 했습니다.

CES 현장의 다른 이슈들은 젠슨 황에 묻혀버렸다는 느낌마저 들었는데요.

눈여겨볼 만한 이슈들, 임선우 캐스터와 종합해 보겠습니다.

스타는 스타였어요.

올해 CES는 혁신적인 제품보다 젠슨 황의 입에 주목한 것 같아요?

[기자]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슈가 됐던 발언들을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엔비디아 로봇, 마이크론 오해와 진실, 삼성 HBM 재설계, SK-엔비디아 한배, "그리고 양자 컴퓨터 '와르르' 이렇게 뽑아봤는데요.

먼저 첫 번째 키워드, 엔비디아 로봇부터 보면요.

AI 혁명 최전선을 이끄는 젠슨 황이 8년 만에 CES 기조연설 무대에서 꺼내든 화두는 로봇이었습니다.

생성형 AI를 손에 잡히는 물리적 AI로 넓히겠단 야망을 드러냈는데요.

선제적으로 로봇공학의 판을 깔아, 생성형 AI 시대 장악의 열쇠가 된 쿠다의 성공 공식을, 다음 무대에서도 재연하겠다는 겁니다.

젠슨 황 CEO는 이걸 "로봇의 챗GPT 모먼트가 온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 코스모스 출시를 알렸는데요.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는 현실과 동일한 3D 환경을 만들어내, 현실과 동일한 가상세계를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2천만 시간 분량의 영상을 단 14일 만에 처리해 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조연설 뒤 엔비디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어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미래산업에 대한 청사진은 제시했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블랙웰과 차세대 칩 루빈에 대한 이야기가 쏙 빠지면서 우려했던 셀온이 나타났습니다.

젠슨 황의 기조연설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화요일장 6% 넘게 빠졌고,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2% 가까이 빠지는 등 AI, 반도체 관련 주가도 전반적으로 하락했습니다.

[앵커]

같은 날 마이크론의 주가는 또 나 홀로 오름세를 보였는데, 이것도 엔비디아와 관련이 있습니까?

[기자]

젠슨 황 CEO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RTX50 시리즈의 메모리 성능을 소개하면서, 마이크론을 언급했는데요.

메모리 공급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아닌, 마이크론만을 언급하자 한국 기업들이 공급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GDDR7을 만든 회사인 만큼, 투자자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발언이었을 텐데요.

이 소식에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관련주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젠슨 황 CEO는 이 같은 발언을 정정하고, 새 GPU에 삼성전자의 메모리칩이 들어간다,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 말했고요.

또 다양한 파트너사의 제품을 사용할 예정이고, SK하이닉스도 포함돼 있다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HBM 경쟁을 두고 업계 시선이 집중되면서 이 같은 관심이 GDDR까지 옮겨간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고요.

일각에선 메모리 기업 간 공급 경쟁을 부추긴 계산된 발언이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우리 입장에선 삼성전자 관련 발언이 최대 화제였는데 HBM을 다시 설계해야 된다고 말했어요?

[기자]

'엔비디아가 왜 삼성의 HBM을 공급받지 않고 있느냐'는 질문에 "삼성 HBM에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요.

삼성전자의 HBM이 장기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로 반도체 설계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건데, "삼성전자는 훌륭한 회사고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설계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품질 검증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도 말하면서, 그러면서도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공을 확신한다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시장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습니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3월에도 삼성전자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는데, 열 달이나 지난 지금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건 계속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그중 하나고요.

엔비디아 입장에서 HBM에 대한 SK하이닉스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전략적 코멘트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개발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죠?

[기자]

최태원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만나 최근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그동안은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개발 속도보다 조금 뒤처져 있어서 상대편의 요구가 더 빨리 개발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 이런 정도의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약간의 역전 형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언제 가서 뒤집힐지 모르지만 헤드 투 헤드로 서로 개발 속도를 더 빨리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게 HBM에 나온 전체 얘기였다"고 덧붙였는데요.

최 회장은 HBM 공급 등과 관련해서는 "이미 다 실무진끼리 정해서 올해 공급량 등은 다 결정됐고 이번 만남에서 그걸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이번 회동에서 양측의 새로운 협업 가능성이 논의되기도 했는데요.

최 회장은 젠슨 황과 피지컬 AI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며, 최근 발표한 코스모스 플랫폼을 앞으로도 같이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말해, 코스모스 플랫폼을 놓고 양사 간 협업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양사 간 협업이 현실화하면 SK는 HBM에 이어 또 한 번 미래 AI 핵심 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양측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에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5% 넘게 올라 20만 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양자컴퓨터와 관련해서도 언급을 했는데, 관련주들이 폭락했어요?

[기자]

젠슨 황 CEO는 양자컴퓨터가 궤도에 오르기까지 아직은 한참이나 남았다 내다봤는데요.

초기 단계까지도 15년은 걸리고, 30년은 지나야 후기 단계에 들어가지 않겠냐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올 때까지 족히 20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근 구글이 10 셉틸리언, 10자 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5문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 발표해 큰 관심을 받으면서, 양자컴퓨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와 기대감에, 그동안 관련주들도 급등했는데, 젠슨 황 CEO의 한마디에 수요일장 아이온큐는 39%, 리게티와 퀀텀 컴퓨팅은 각각 45%, 43% 고꾸라졌습니다.

엔비디아의 GPU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현재의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역시 계산된 발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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