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막은 US스틸 매각…트럼프는?
SBS Biz 김성훈
입력2025.01.10 10:45
수정2025.01.10 11:10
[앵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올스톱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허가하지 않으면서, 이제 이 문제는 양국 간 미묘한 갈등의 불씨가 됐는데요.
표면적인 설명은 "철강 생산을 외국의 통제하에 두면 국가 안보와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인데,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불허 주체가 트럼프가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라는 점도 놀라운데요.
이번 결정의 파장,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성훈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계획을 막았고, 결국 소송전이 시작됐죠?
[기자]
일본제철은 "인수 불허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인수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요.
이에 대해 일본제철은 "바이든 대통령의 위법한 정치 개입으로 US스틸 인수 심사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기반인 전미철강노동조합의 반대를 의식하는 등 위법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인수 중지 명령을 무효화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다시 심사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앵커]
이 문제는 곧 취임할 트럼프 행정부가 떠안게 됐는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 제기를 일단 '시간 벌기'로 보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현실적으로 일본제철 측이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닉 클라인 국가 안보 변호사는 로이터에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소송을 통해 새로운 행정부와 협상하거나 수용 가능한 대안을 찾을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각에선 일본제철이 새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가 투자 등을 제안해 인수 불허 명령을 파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문제는, 트럼프 역시 US스틸 매각에 부정적이라는 거잖아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부터 "일본이 US스틸을 사지 못하도록 막겠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같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세가 더 수익성이 있고 가치가 있는 회사로 만들어줄 텐데, 왜 US스틸을 팔기를 원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US스틸 문제에 관세를 언급한 이유가 있죠?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이른바 보편관세를 통해 무역수지 적자 개선 등 경제 부흥을 공약했습니다.
이런 보편관세 공약이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한발 후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철강은 이 같은 표적관세가 적용될 유력 산업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시장 지배력이 높기 때문인데요.
1위 바오우강철을 비롯해 전 세계 생산규모 상위 5대 철강사 가운데, 중국 기업이 3곳이나 포진해 있습니다.
세계 4위 철강사인 일본제철이 24위인 US스틸 인수를 통해 3위권으로 도약을 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앵커]
'미국 우선주의'를 줄곧 강조해 온 트럼프에게 US스틸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기자]
1901년 설립된 US스틸은 과거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산업화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인데요.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에서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회사였던 US스틸이 다시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데 앞장서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예 미국 내 다른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요.
프리덤 캐피탈 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미 정부가 직접 인프라 투자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황 반전이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양국 외교 문제로까지 확산된 모양새예요?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관련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일본 산업계의 미일 간 투자에 관한 우려를 전하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대응을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인수 불허 이유였던 '안보상 우려'에 대해서도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을 추진 중인데요.
당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동맹 강화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점쳐졌는데, 변수로 부상한 US스틸 문제를 두고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갈지 주목받게 됐습니다.
[앵커]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니콜라스 세체니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국가 안보에 미국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가 미일 관계를 망가뜨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양국의 외교 수장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회담을 가졌는데요.
일본 측에서 유감의 뜻을 다시 밝히긴 했지만, 동시에 굳건한 미일 관계를 재확인하는데 의미를 두기도 했습니다.
반면, 마크 부시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동맹국과의 공급망 협력으로 중국에 대항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그러면서 "동맹국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미국 공급망에 투자하거나 협력하는 것에 대해 의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크게 보면 중국과도 얽혀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중국에서도 반응이 나왔죠?
[기자]
중국 국영 신화통신이 관련해 논평을 냈는데요.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위협하는 어떤 기업과 국가도 모두 미국의 포위·사냥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설령 동맹이라 하더라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관세 등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중국의 외교 전략과 관련된 시각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붙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우리 철강 기업이 미국에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어요?
[기자]
현대제철이 약 10조 원을 들여 미국 남부 지역에 제철소 건설을 위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인데요.
구체적으로, 전류를 사용해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형태의 설비 투자를 논의 중이라는 내용인데, 현대제철의 공식 입장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큰 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미국 내에서 철강 생산 공급망을 구축해 인근 현대차 공장과 기아 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고,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대미 철강 수출에 쿼터제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만약 관세가 더 오른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올스톱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허가하지 않으면서, 이제 이 문제는 양국 간 미묘한 갈등의 불씨가 됐는데요.
표면적인 설명은 "철강 생산을 외국의 통제하에 두면 국가 안보와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인데,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불허 주체가 트럼프가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라는 점도 놀라운데요.
이번 결정의 파장,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성훈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계획을 막았고, 결국 소송전이 시작됐죠?
[기자]
일본제철은 "인수 불허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인수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요.
이에 대해 일본제철은 "바이든 대통령의 위법한 정치 개입으로 US스틸 인수 심사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기반인 전미철강노동조합의 반대를 의식하는 등 위법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인수 중지 명령을 무효화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다시 심사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앵커]
이 문제는 곧 취임할 트럼프 행정부가 떠안게 됐는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 제기를 일단 '시간 벌기'로 보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현실적으로 일본제철 측이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닉 클라인 국가 안보 변호사는 로이터에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소송을 통해 새로운 행정부와 협상하거나 수용 가능한 대안을 찾을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각에선 일본제철이 새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가 투자 등을 제안해 인수 불허 명령을 파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문제는, 트럼프 역시 US스틸 매각에 부정적이라는 거잖아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부터 "일본이 US스틸을 사지 못하도록 막겠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같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세가 더 수익성이 있고 가치가 있는 회사로 만들어줄 텐데, 왜 US스틸을 팔기를 원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US스틸 문제에 관세를 언급한 이유가 있죠?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이른바 보편관세를 통해 무역수지 적자 개선 등 경제 부흥을 공약했습니다.
이런 보편관세 공약이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한발 후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철강은 이 같은 표적관세가 적용될 유력 산업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시장 지배력이 높기 때문인데요.
1위 바오우강철을 비롯해 전 세계 생산규모 상위 5대 철강사 가운데, 중국 기업이 3곳이나 포진해 있습니다.
세계 4위 철강사인 일본제철이 24위인 US스틸 인수를 통해 3위권으로 도약을 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앵커]
'미국 우선주의'를 줄곧 강조해 온 트럼프에게 US스틸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기자]
1901년 설립된 US스틸은 과거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산업화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인데요.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에서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회사였던 US스틸이 다시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는 데 앞장서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예 미국 내 다른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요.
프리덤 캐피탈 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미 정부가 직접 인프라 투자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황 반전이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양국 외교 문제로까지 확산된 모양새예요?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관련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일본 산업계의 미일 간 투자에 관한 우려를 전하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대응을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인수 불허 이유였던 '안보상 우려'에 대해서도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을 추진 중인데요.
당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동맹 강화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점쳐졌는데, 변수로 부상한 US스틸 문제를 두고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갈지 주목받게 됐습니다.
[앵커]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니콜라스 세체니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국가 안보에 미국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가 미일 관계를 망가뜨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양국의 외교 수장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회담을 가졌는데요.
일본 측에서 유감의 뜻을 다시 밝히긴 했지만, 동시에 굳건한 미일 관계를 재확인하는데 의미를 두기도 했습니다.
반면, 마크 부시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동맹국과의 공급망 협력으로 중국에 대항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그러면서 "동맹국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미국 공급망에 투자하거나 협력하는 것에 대해 의심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크게 보면 중국과도 얽혀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중국에서도 반응이 나왔죠?
[기자]
중국 국영 신화통신이 관련해 논평을 냈는데요.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위협하는 어떤 기업과 국가도 모두 미국의 포위·사냥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설령 동맹이라 하더라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관세 등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중국의 외교 전략과 관련된 시각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붙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우리 철강 기업이 미국에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어요?
[기자]
현대제철이 약 10조 원을 들여 미국 남부 지역에 제철소 건설을 위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인데요.
구체적으로, 전류를 사용해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형태의 설비 투자를 논의 중이라는 내용인데, 현대제철의 공식 입장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큰 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미국 내에서 철강 생산 공급망을 구축해 인근 현대차 공장과 기아 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고,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대미 철강 수출에 쿼터제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만약 관세가 더 오른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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