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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문어발' 오명 벗으려 안간힘…AI 사업 올인

SBS Biz 조슬기
입력2025.01.07 12:34
수정2025.01.09 11:12

'문어발식' 사업 확장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사업 덩치를 줄여 온 카카오가 곁가지 사업을 꾸준히 쳐내며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는 사태 속에서도 그룹의 핵심 사업과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작업에 힘을 쏟으며 내실을 다져온 만큼 올해는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발굴해 도약하겠다는 계획입니다. 

9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와 카카오그룹에 따르면 카카오의 게열사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20곳으로 1년 전보다  20여 곳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바탕으로 마구잡이식 사업 확장에 나서며 2021년 말 150개 넘는 계열사를 거느렸던 때와 비교하면 몸집 줄이기 작업이 꾸준히 이뤄져 온 모습입니다.  

카카오는 새해 들어서도 주력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군의 업무와 서비스를 재조정하며 쇄신의 고삐를 바짝 죄는 등 군살빼기에 한창입니다. 

당장 이달 1일부터 카카오모빌리티가 광주광역시와 전주시 등 일부 지역에서 'T바이크' 운행을 종료하고 서비스 지역 재편에 나서며 운영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도 민간인증서 사업에서 손을 떼며 같은 날 '인증·내 문서함'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영상스트리밍 서비스 '카카오 TV'도 웹 서비스만 운영하며 현재 사업을 축소시킨 가운데 골프사업 운영 계열사인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와 골프장 위탁운영 등 핵심 사업은 남겨두고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을 정리해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카카오는 대신 새해 중요 사업 과제로 AI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며 올 상반기 AI 비서 '카나나'를 출시한 뒤 전 국민 AI 생활화를 이끌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목표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카카오톡과 AI를 핵심으로 정의하며 선택과 집중을 실현해나가고 있다"며 "사용자와 시장에 인정받는 AI 서비스들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그간 축적해 온 상호작용형 플랫폼 기술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국내 ICT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도 글로벌 주요 IT 기업들의 경영 효율화 기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지속적인 군살빼기 노력과 AI 비즈니스로 대표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카톡 중심 플랫폼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생성형 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사업적 영역을 확장하는 데 후발 주자로서 좁은 입지와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냉정한 평도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발전 속도가 투자 규모에 비례하는 '머니 게임'이 된 만큼, 카카오가 AI 분야에서 뚜렷한 비즈니스 성과를 곧바로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새 거대언어모델(LLM)과 AI 모델 개발, 데이터센터 건립, 클라우드 환경 구축, AI 기반 새 서비스는 물론 자체 AI 칩 활용 등 AI 사업 전반에 유기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AI 사업 경쟁력 강화와 맞물린 유의미한 결과물을 얼머나 도출할 지 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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