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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D-14…안덕근 장관의 미션은?

SBS Biz 최지수
입력2025.01.06 17:26
수정2025.01.06 18:44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정부도 본격적인 대외접촉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오늘(6일) 오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트럼프의 더 강해진 자국 우선주의에 대비해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캐나다 총리 등 주요 최고위급 인사들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이미 접촉을 시작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 속 안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는 가장 고위급 정부 관료인 만큼 무게감이 남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안 장관, 오늘 밤 도착…현지시간 6일부터 공식 일정
안덕근 장관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미국에 도착해 현지시간 6일 월요일부터 공식 일정에 들어갑니다.  

안 장관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우리 전기차·배터리·에너지 첨단기업의 핵심 투자처인 조지아주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을 시작했고, SK온이 2곳의 단독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LG화학·SKC 등이 진출해있습니다. 

먼저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만나 주 차원에서 우리 기업의 현지 투자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 지원을 당부할 계획입니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전력, 기반시설 등 기본적인 운영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있을 수 있다"며 "공장 운영하는 것에 전력이 많이 소모가 되고 용수라든지, 기반시설 관련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조지아주엔 수많은 해외기업과 데이터센터 등이 자리해있어 수요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추세입니다. 

이후 SK온 공장도 직접 방문합니다. 조지아주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우리 기업 관련 美상·하원 의원 면담…"IRA 폐지 경계해야"
이후 8~10일엔 워싱턴 D.C.로 이동해 우리 기업 관련된 지역을 소속구로 둔 상·하원 의원을 면담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지역들은 주로 공화당 인사들이 많이 포진해있는데 이중 일부 인사와의 면담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미 투자가 활발한 지역으로는 조지아주를 비롯해 애리조나, 오하이오, 미시건, 테네시 등이 있습니다. 

안 장관은 공화당 인사에 "한국 기업이 대미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나갈 것이며, 그로 인해 미국에 고용,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을 강력하게 어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전면폐기를 공언했는데 이는 의회를 거쳐야만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관련 의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폐기법안 통과를 경계할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아울러 미국 차기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이 있는 주요 싱크탱크와 업계 관계자들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요 일정이 진행되면 논의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바이든 체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료로 지명된 인사들과의 공식적인 만남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본인이 주도권을 가지고 전반적으로 컨트롤을 하려고 하는 만큼, 비공식 모임에서 본인이 의도치 않았던 부분들이 논의가 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지명 인사들 역시 트럼프의 의중을 생각해 섣불리 만나서 빌미를 줄 수 있는 아젠다가 올라오게끔 하지 않을 거란 겁니다. 

또 취임 전 벌써부터 주요 각국에서 만남 요구가 빗발치는 만큼 지명 인사들 역시 취임 전엔 '몸을 사릴 수 있다'는 겁니다. 
 

방미 통해 '트럼프 수읽기' 나설 듯
국제통상 전문가로 꼽히는 안덕근 장관이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트럼프 수읽기와 전반적인 기류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우리도 협상 카드를 꺼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여러 시나리오별 대응방안도 검토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도자 간 유대감을 중시하는 만큼 협상에 있어 특히 우리가 권한대행 체제, 탄핵 정국인 점은 분명한 한계로 꼽힙니다. 

일본 이시바 총리는 다음 달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고 영국도 트럼프의 국빈 방문 초청을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상반기까지 국정 공백 불가피해 정상급 소통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 대 정부 간의 협상은 현재는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거란 우려도 큽니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재계 수장들이 직접 미국으로 가 발로 뛰거나 트럼프 측근 인맥을 총동원해가며 접점 늘리고 있지만 결국 관세, IRA 등 큰 틀의 정책 조율 및 결정은 정부 차원에서 정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기업들이 측근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향후에 투자 계획 등을 논의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대행의 대행인 상황일지라도 손을 놓고 있기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꾸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간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돼 각자 전담할 수 있는 부분을 전담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트럼프가 문제를 삼고 있는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관련해선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트럼프를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미국에 투자를 하기 위해선 한국산 중간재 수입이 필수적인 만큼, 흑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해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어 관건은 정부 차원에서 "한국이 미국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국가 중 하나임을 강조하면서 경제 발전을 포함해 미국의 자국 이익 확대를 위해선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임을 적극 어필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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