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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할인하고 구애하더니 '팽'…"애플 겨울이 왔다"

SBS Biz 임선우
입력2025.01.06 04:11
수정2025.01.06 07:07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중국 실적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당국의 엄격한 규제와 현지 토종 업체들의 약진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CNBC는 현지시간 4일 중국정보통신기술원(CAICT)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1월 중국 내 해외 브랜드 휴대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7.4% 급감한 304만대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직전인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51% 감소했습니다.

CNBC는 CAICT의 경우 개별 브랜드의 출하량은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 내 해외 휴대폰 출하량의 대부분은 애플이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 같은 경쟁사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짚었습니다.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플이 입지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은 애플에게 미국·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애플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20%에 달합니다. 그러나 최근 화웨이 등 현지 업체들이 고급 스마트폰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애플의 중국 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2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3분기 ‘아이폰 16’ 출시에 힘입어 2위(15.8%)를 되찾았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 비보가 18.6%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화웨이는 3위(15.3%)로 애플을 바짝 추격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 16 출시와 함께 선보인 인공지능(AI) 서비스 역시 중국 정부의 규제에 가로막혔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AI 시스템 애플인텔리전스를 중국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해 지난해 세 차례 현지를 방문했지만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CNBC는 “(애플이) AI의 대한 복잡한 규제를 받는 동안 현지 경쟁사들은 자체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 소비자들의 최신 스마트폰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보조금을 풀면서 화웨이, 샤오미 등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여 애플과의 격차를 더욱 좁힐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중국 현지 업체와의 경쟁 심화를 가격 경쟁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새해 할인 행사에 나섰습니다. 이달 4~7일까지 아이폰 16 상위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 가격은 500위안(약 10만 원) 인하됩니다. 아이폰 16와 ‘플러스’의 가격 역시 각각 400위안 할인됐습니다.

애플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월가 일각에서 기대치를 낮추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실적 발목을 잡은 중국 판매 둔화 리스크가 다시 부각된 탓입니다.

UBS의 데이비드 보그트는 "이곳(애플)에 겨울이 찾아왔다"면서 작년 4분기 이후 애플의 아이폰 매출이 시장 전망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애플에 대해 중립 투자의견과 12개월 목표가 236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 기준 월가 기대치(248달러)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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