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미세공정용 신물질 개발…원천기술 활용 기대
SBS Biz 조슬기
입력2025.01.03 17:17
수정2025.01.03 18:27
[아주대 오일권 교수팀이 개발한 새로운 비정질 준금속 나노 극초박막 물질을 적용한 반도체 소자. (사진=아주대 제공)]
국내 연구팀이 미국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금속 물질과 달리 얇아질수록 저항이 줄어드는 신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금속과는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진 새로운 비정질 준금속 나노 극초박막 물질로 차세대 반도체의 원천기술로 활용될지 주목됩니다.
아주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기존 반도체 배선 물질과 달리 두께가 얇아질수록 전류가 잘 흐르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극초박막 비정질 NbP 준금속 내 표면 전도와 전기 비저항의 감소(Surface Conduction and Reduced Electrical Resistivity in Ultrathin Non-Crystalline NbP Semimetal)'라는 제목으로 글로벌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미 스탠퍼드대에서는 전자공학과의 에릭 팝 교수·아시르 인티자르 칸 박사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아주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위상 준금속 물질은 박막의 두께가 줄어듦에 따라 비저항이 증가하는 기존 금속들과는 반대로, 박막의 두께가 줄어듦에 따라 비저항이 급격히 줄어드는 특성을 보입니다.
비저항은 물질이 전류의 흐름에 얼마나 거스르는지를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비저항이 크면 전류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전도율과 역수 관계입니다.
반도체 주요 공정 중 하나인 '금속 배선'은 반도체 칩 안의 소자들을 연결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정보 저장과 연산이 이뤄집니다.
금속 배선 물질은 전자를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저항이 낮아야 하는데, 현재 주로 사용되는 구리(Cu)나 몰리브데넘(Mo) 등은 미세화할수록 저항이 커져 전력 소모가 커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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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나노미터 단위의 극초박막에서 두께가 얇아질수록 전자를 더 전달할 수 있고, 고온 열처리 공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아주대 측은 전했습니다.
다시 말해, 공정 호환성이 높아 적은 비용으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비정질 형태인 데다, 반도체 소자에 충격을 주지 않는 저온 공정이 가능해 반도체 배선 물질에 활용하는 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두 산을 넘었다는 뜻입니다.
아주대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원자층 증착 공정 기반의 위상 준금속 공정을 개발 중으로 원자층 증착법은 물리 기상 증착법에 비해 원자 단위로 박막의 두께를 조절할 수 있는 만큼 미세화에 더 적합해 상용화에 더 가까운 기술로 평가 받습니다.
오일권 아주대 교수는 "그동안 시도된 적 없는 연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물질에 대해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입증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신개념 금속 물질은 한계에 직면한 미래 반도체 기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어 "미래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응용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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