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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안전불감증…항공안전 연구개발 '나몰라라'

SBS Biz 류정현
입력2025.01.02 17:52
수정2025.01.02 18:21

[앵커] 

제주항공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것이 조류 충돌입니다. 

14년 전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조류와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고 그 당시 관련 기술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비용 항공사는 물론 대형 항공사조차 안전 연구개발 투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입니다. 

류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가 지난 2013년 발행한 보고서입니다. 

2년 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중 조류와 충돌해 우측 엔진 일부가 파열돼 회항했습니다. 

당시 위원회는 철새가 이·착륙 경로에 접근하기 전 퇴치할 수 있도록 장·단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공항 자체 접근을 막도록 지속적인 연구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안전 연구개발 투자비는 거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국적항공사 11곳이 올해 계획한 항공안전 연구개발 투자비는 다 합쳐도 4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전체 안전투자 예산이 11조 3천억 원인데 겨우 0.00035%에 그칩니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지난 2022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은 공시를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연구개발비를 책정하지 않았습니다. 

저비용 항공사도 전체 9곳 중 6곳이 올해 안전 연구개발비를 '0원'으로 계획했습니다. 

대형 참사가 일어난 제주항공은 연구개발비를 책정하긴 했지만 고작 100만 원에 그쳤습니다. 

[이근영 /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 항공사가 경쟁이 치열하고 그러다 보니까 연구·개발에는 신경 못 쓰고 있었던 게 사실이죠. 산·학·연이 협력해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연구하는 거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공기 사고는 한 번만 벌어져도 초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만큼 항공업계가 하루빨리 관련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SBS Biz 류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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