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항공안전 의심' 자진 보고 85% 급증…정비 분야가 대부분
SBS Biz 류정현
입력2025.01.02 14:06
수정2025.01.02 14:10
지난 수년 사이 항공 관계자 등이 스스로 당국에 신고한 항공안전 위험 의심 상황 건수가 크게 늘었으며 특히 정비 분야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항공안전 자율보고' 건수는 총 894건입니다.
이 보고는 항공안전을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사건이나 상태·상황을 비공개로 보고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 2009년 도입됐습니다.
조종, 관제, 정비, 객실, 운항관리 등 항공 업무 관계자 및 항공편을 이용하는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다. 보고자 신원은 보호되며 행정처분도 면제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접수된 항공안전 자율보고 건수는 302건으로, 2019년(163건)에 비해 85% 증가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120건으로 줄었다가 2021년 140건, 2022년 169건으로 늘어난 뒤 2023년 항공 교통량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급증했습니다.
2023년 접수된 건수를 분야별로 보면 조종이 174건, 정비가 63건, 관제가 36건, 객실·조업이 18건, 기타가 11건 있었습니다.
특히 정비는 2021년까지 3년간 2∼5건에 그쳤고, 2022년에 10건이었으나 1년 만에 6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정비 도중 안전을 저해할 만한 상황이 부쩍 늘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항공기 운항 시간이 늘며 정비 시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의 경우 월평균 항공기 가동 시간은 2020년 174시간에서 2023년 412시간으로 늘었고, 지난해 3분기는 418시간을 기록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같았습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작년 초 11개 국적항공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2023년 운항 증가와 함께 항공기 고장이 잦고 소비자 민원이 증가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자율보고로 접수된 운항 등의 안전 저해 요소에 대한 대응 체계를 면밀히 살피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은 "자율보고 문화가 성숙한 점도 있지만 코로나 시기 줄어든 항공정비사 인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 운항이 늘면서 안전 저해 요소가 많이 발견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이 사고 이후 동계 운항량을 최대 15% 줄이고, 정비 인력 추가 확보 방침을 밝혔는데 국토부 차원에서 항공사들의 정비 인력과 시간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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