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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무역수지 흑자 사상 최대…트럼프 2기 앞 "무역수지 균형 맞춰야"

SBS Biz 이정민
입력2025.01.02 08:38
수정2025.01.02 08:39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CG)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각각 1천 278억달러, 557억달러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인 미국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지만, 자칫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압력을 유발할 수 있어 민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2024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1천278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새 10.5% 늘었습니다.

대미 수출은 2018년 727억달러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미 수출을 이끈 일등 공신은 자동차입니다. 전년 대비 8% 증가한 342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대미 수출의 26.8%를 차지했습니다. 자동차는 우리나라 전체 대미 흑자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이어 일반기계가 전년보다 4% 증가한 149억달러(전체 대미 수출의 11.7%), 반도체가 123% 증가한 103억달러(8.1%) 등을 차지했습니다.

산업부는 "자동차 수출 증가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호평받고 있기 때문이며 일반기계 수출 증가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한 영향이 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급증은 미국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열풍에 서버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수출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도 2023년 444억달러보다 25% 불어난 557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경신했습니다. 한국은 대미 무역에서 199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흑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무역 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60%까지 고율 관세를 매기고 여타국 상품에도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1년까지 미국의 14위 적자국이었습니다. 이후 꾸준히 순위가 올라 지난해 1∼8월 기준으로는 중국, 멕시코,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대만, 일본에 이어 8위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대미 무역수지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트럼프 신정부가 추진하는 보편관세를 막을 방패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입니다.

정부도 무역수지 관리를 위해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3대 LNG 수입국입니다. 이 같은 구매력을 활용해 LNG와 원유 등 에너지 도입선을 미국으로 일부 돌리면 추가적인 경제 부담 없이도 대미 무역수지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전략입니다.

정부는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의 미국산 원유·가스 수입 비중은 각각 0.2%, 0.1%에 불과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2017∼2021년) 미국산 원유·가스 도입 비중을 높여 2023년 이 비중은 각각 13.5%, 11.6%까지 높아졌습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가격 측면에서 중동 에너지 자원보다 (미국산이) 훨씬 더 유리해 공사나 민간에서 충분히 (수입을) 확대할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미국 수입 확대 필요성이 있어 우리 기업들은 사업 전략의 측면에서, 산업부의 입장에선 정책 측면에서 건설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키우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미 수출 증가가 '투자 유발형'이라는 점을 적극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혜택을 받기 위해 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는데, 이에 따른 기계·설비 반입 등도 수출로 잡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신규 공장 건설과 관련된 기타 기계류 대미 수출이 15억달러로 작년보다 239.4%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투자 유발형 대미 수출이 늘어난 지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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