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 앞 역대 최대 대미흑자…韓 수출전략 고민
SBS Biz 윤지혜
입력2025.01.01 14:38
수정2025.01.01 15:11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각각 1천278억달러, 557억달러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인 거대 시장 미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뤄낸 수출로 거둔 흑자 성과입니다.
다만 이달 출범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수지 균형을 강조하며 보편관세 부과 등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이에 역대급 대미 무역흑자 성과가 자칫 미국의 통상 압력을 유발할 수 있어 민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1천278억달러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1984년 처음 100억달러를 넘겼습니다. 이어 1988년 200억달러, 2000년 300억달러, 2011년 500억달러를 차례로 돌파한 데 이어 2022년에는 1천억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대미 수출은 2018년(727억달러)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록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2024년 대미 수출을 이끈 일등 공신은 자동차다. 전년 대비 8% 증가한 342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대미 수출의 26.8%를 담당했다. 자동차는 한국의 전체 대미 흑자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이어 일반기계가 전년보다 4% 증가한 149억달러(전체 대미 수출의 11.7%), 반도체가 123% 증가한 103억달러(8.1%) 등으로 기여했습니다.
자동차 수출 증가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호평받고 있기 때문이며 일반기계 수출 증가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급증은 미국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열풍에 서버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수출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도 전년(444억달러)보다 25% 불어난 557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경신했습니다.
한국은 대미 무역에서 199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흑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흑자 규모는 2020년 166억달러, 2021년 227억달러, 2022년 280억달러, 2023년 444억달러, 2024년 557억달러로 매년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달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무역 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저가 제품 공세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명문으로 중국산 수입품에는 60%까지 고율 관세를 매기고, 여타국 상품에도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까지 미국의 14위 적자국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순위가 올라 작년 1∼8월 기준으로는 중국, 멕시코,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대만, 일본에 이어 8위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에 한국도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는 이미 미국 대선 전부터 나왔습니다.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지만, 이 역시 트럼프 신정부가 추진하는 보편관세를 막을 방패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미 무역수지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부도 무역수지 관리를 위해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를 360억달러(약 50조원) 수입한 세계 3대 LNG 수입국입니다. 이 같은 구매력을 활용해 LNG와 원유 등 에너지 도입선을 미국으로 일부 돌리면 추가적인 경제 부담 없이도 대미 무역수지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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