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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뱀의 해 '을사년 첫해'…풍요로움·지혜 상징하기도

SBS Biz 윤지혜
입력2025.01.01 10:15
수정2025.01.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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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 모양의 새해 조형물이 설치됐다. 높이 2m, 길이 4m 푸른 뱀 조형물은 기존 실사 느낌의 십이간지와는 달리 힙한 감성의 귀마개와 목도리를 한 귀여운 뱀 캐릭터에 몸통은 벤치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사진=연합뉴스)]

'푸른 뱀의 해'로 불리는 을사년(乙巳年)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뱀은 한국 문화에서 숭배와 질시를 동시에 받아온 동물입니다. 집과 재물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불리는가 하면, 인간을 위협하는 두려운 존재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뱀은 이처럼 '천의 얼굴'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펴낸 '한국민속상징사전' 뱀 편에 따르면 뱀은 열두 띠 동물 가운데 여섯 번째로, 을사년은 푸른 뱀의 해를 상징합니다.

시각으로는 오전 9시에서 11시, 방향으로는 남남동, 달로는 음력 4월에 해당합니다.

뱀과 관련한 이야기는 옛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역사서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혁거세왕이 나라를 다스린 지 61년 만에 하늘로 올라간 뒤 왕과 왕후를 합장하려 했더니 큰 뱀이 나와서 내쫓아 못하게 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뱀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놓인 까치를 구해 줬더니 까치가 희생으로 보은했다는 설화, 밥을 나눠 주며 키운 구렁이가 훗날 목숨을 구해줬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민속 신앙에서는 뱀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뱀이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겨울잠에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은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존재로 인식됐습니다.

뱀은 한 번에 10여 개의 알을 낳아 강한 생명력과 풍요로움을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주에서는 예부터 뱀을 신성하게 여기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뱀을) 보면 술을 바쳐 빌며 감히 쫓아내거나 죽이지 못한다'는 문헌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뱀과 관련한 지명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국 150만여곳의 지명 가운데 뱀과 관련된 이름은 208개에 달합니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이 지정됨에 따라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되면서 해맞이객들은 평소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 소망을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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