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없는 이번 겨울…탄핵정국에 에너지 공기업 정상화는?
SBS Biz 신성우
입력2024.12.31 18:04
수정2025.01.01 09:24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습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23일 올해 1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요금 인상은 정부와의 협의가 필수인 만큼 지금 상황에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직무정지되며 탄핵정국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탄핵정국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던 에너지 요금 정상화 문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며 수익성이 어느 정도 개선된 에너지공기업들이지만, 이미 쌓인 적자가 상당한 탓에 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수 차례 요금 동결을 단행한 만큼 올해 요금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탄핵정국으로 요금 인상 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4월 예상됐던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은 정치적 변수 발생으로 어려울 전망이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적 개선세 지속되는 한전…적자 다 털어내기엔 역부족
한국전력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5조9천45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무려 12조3천991억원 증가한 것입니다.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으로 매출액이 늘어난 것과 연료비, 전력구입비 감소 등으로 영업비용이 줄어든 영향입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0월 24일 시행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올해도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세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한국전력의 매출액은 97조4천억원, 영업이익은 12조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4%, 46.7% 증가한 수치입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전기요금과 에너지 가격 하락을 기반으로 한전의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약 40조원의 적자와 200조원에 달하는 부채로 한전의 재무 부담은 여전합니다. 실적 개선으로 단기간에 털어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앞서 한전은 "2027년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를 회수하고 사채발행배수 2배 이내 준수를 위해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의 요금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고환율 변수에 에너지 수요 높은 겨울
그럼에도 지금껏 정부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건드리거나 요금 동결을 해왔습니다.
2023년 5월 이후 주택용 전기요금은 동결돼 왔고, 그 사이 산업용 전기요금만 2023년 4분기와 지난해 4분기에 걸쳐 두 차례 인상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추가로 올리기에는 산업계의 목소리도 더이상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발표 후 경제 단체들은 앞다투어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 상황에 놓인 국내 산업계의 경영활동이 더욱 위축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식의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8월 가스요금 6.8% 인상을 단행했지만, 미수금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수금은 요금 인상을 통해 추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외상' 개념으로 사실상 적자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8천883억원으로, 2분기(13조7천496억원)보다 1천387억원 증가했습니다.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연말 기준 14조원을 넘길 전망입니다.
여기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고환율이라는 변수가 있고, 에너지 수요가 높은 겨울에 요금이 동결됐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탄핵 정국으로 요금 인상 논의가 뒤로 미뤄진 지금의 상황은 에너지 공기업들 입장에선 뼈 아픕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고, 그에 따른 요금 인상도 더 미뤄진다면 자체적인 실적 개선만을 통해 쌓인 적자를 메워야 하는 에너지 공기업들의 정상화는 멀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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