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용하게 쓰일 것"…처남이 손태승에 보낸 '청탁' 편지
SBS Biz 오수영
입력2024.12.31 17:19
수정2024.12.31 20:55
부당대출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모씨가 손 전 회장에게 보낸 청탁성 편지가 확인됐습니다.
SBSBiz가 제보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편지에는 처남이 손 전 회장에게 특정 인물의 승진을 부탁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처남 김모씨가 2019년 12월 5일 손 전 회장에게 보낸 A4 6장 분량의 자필 서신을 보면, 김모씨는 박화재 당시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보와 A금융센터장, B부장의 승진을 청탁했습니다.
김모씨 자필 서신은 지난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에 임의제출 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남부지검 금조1부는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건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지난 8월부터 수사 중입니다.
처남 "나를 돕는 사람들 모른 체 할 수 없어…검토해주었으면"
서신에서 처남 김모씨는 손태승 전 회장에게 "박화재 부행장보, A센터장, B부장. 3명만이 내 주변에서 만사 제쳐두고 내가 출소 할 때까지 도움 받고 있다"면서 "나에게 맹목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들을 그냥 모른 체 할 수 없어 이렇게 또 다시 서면으로 연락하니까 한번 검토해주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맹목적 도움을 받아 이렇게 또 다시 서면으로 연락한다'는 표현은 김 씨가 이 세 사람에 대해 이미 수차례 서면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인사 청탁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당시 김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김모씨는 서신에서 "박화재는 손서방 복심 안에 있는 사람이고 아직 임기도 남아 있어 손서방 복심으로 유용하게 쓰였으면 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손 전 회장, 연말 인사에서 승진시켜..."근거 없는 내용"
박화재 당시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보는 2019년 연말 인사에서 승진해 2020년 초부터 여신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선임됐습니다. 함께 언급된 다른 두 명은 승진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손태승 전 회장은 2022년엔 박 부행장을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으로 발탁했습니다.
서신 내용의 진위를 묻는 SBS Biz의 질의에 손태승 전 회장은 "이런 서신을 받은 적 없다"며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박화재 현 군인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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