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 브리핑] "잘하면 잭팟"…'강심장' 개미들 옵션 베팅에 몰렸다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2.31 04:54
수정2024.12.31 05:40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美 증시 랠리 속 EFT에 사상 최대 신규 자금 유입...1천400조 몰렸다
▲트럼프 귀환에 '기업 빅딜' 활력..."내년 M&A 시장 성장 기대"
▲"잘하면 잭팟"...'강심장' 개미들 옵션 베팅에 몰렸다
▲日 증시 시총 '10조엔 클럽' 역대 최다
美 증시 랠리 속 EFT에 사상 최대 신규 자금 유입...1천400조 몰렸다
뉴욕증시 강세 속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사상 최대 신규 자금 유입을 기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30일 ETFGI 데이터를 인용해 11월 말 현재 미 ETF에 올들어 1조 달러(약 1천470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상 최대 신규 자금 유입에 힘입어 미 ETF 운용 자산 규모는 전년대비 30% 넘게 폭증한 10조6천억 달러 (약1경5천조원)로 불어났습니다.
올해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약 25% 폭등한 것이 대대적인 ETF 자금 유입을 불렀습니다. 아울러 뮤추얼펀드에서 ETF로 자금이 이동하는 장기 흐름도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 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 대신 절세 효과와 투자하기 용이한 ETF를 점점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나스닥100 지수 흐름을 좇아 투자하는 인베스코의 QQQ ETF에는 올 들어 12월 중순까지 270억달러 넘는 돈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73억달러에 비해 3.7배 신규 유입자금이 폭증했습니다.
특히 투자자들은 지난달 5일 대선에서 규제완화와 감세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뒤 ETF에 대거 몰렸습니다.
11월 한 달 ETF 신규 자금 유입 규모는 1640억달러로 월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11월에는 전세계 주식 ETF 신규 순자금 유입의 97%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로 유입됐습니다.
SPDR 아메리카스의 리서치 책임자 매튜 바톨리니는 미국이 독보적인 경제 성장, 순익, 성과를 내고 있다는 미 예외주의가 미 주식 ETF 붐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귀환에 '기업 빅딜' 활력..."내년 M&A 시장 성장 기대"
트럼프의 귀환으로 규제 완화와 주식 시장 상승 등이 주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면서 월가에선 내년 기업간 인수합병(M&A) 시장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30일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성공에 따라 내년 M&A를 포함한 투자 및 파트너십 등 기업간 거래 전망에 대해 이같이 전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기록적인 거래량을 보인 2021년 이후 최근 몇 년간 기업 간 거래는 주춤한 상황입니다.
WSJ는 딜로직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2월 26일까지 전 세계 M&A 거래량은 전년 동기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2% 증가했지만, 거래 건수는 더 적고 거래량은 2021년 최고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WSJ은 내년 트럼프 행정부에선 이러한 대규모 기업 간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우선 기업 간 거래에 핵심인 규제 정책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공화당 소속의 앤드루 퍼거슨을 지명했습니다. 이는 전임자 리나 칸의 규제 강화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올해 기술과 헬스케어와 같은 분야에서도 거래가 이뤄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 상황이라 월가에선 내년 FTC의 변화로 기업의 M&A를 포함한 거래 활동이 촉진되고, 거래량 반등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된 후 최근 대규모 거래 계획 소식이 알려지자 월가에선 이미 M&A 활동이 가열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3대 광고회사인 옴니컴 그룹은 지난 9일 세계 4대 광고회사 인터퍼블릭 그룹을 132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소렐 골드만삭스 글로벌 M&A 공동 책임자는 “전 세계 기업들과 대형 거래 가능성에 대한 대화가 의미 있게 증가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10~15%의 잠재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금리 인하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인하 횟수는 줄어들겠지만, 인하 흐름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부채로 거래 자금을 조달하는 게 더 쉬워지고, 주가가 상승하면 기업은 자사 주식을 거래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을 촉진하게 돼 기업간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으며, 내년에도 추가 인하를 예고했습니다.
도미닉 레스터 미국 투자 은행 제프리스의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책임자는 “금융 시장이 다시 대형 거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방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WSJ은 “금리 하락과 거품이 낀 시장은 합병 활동의 상당 부분을 주도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사모펀드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모펀드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이 계속 커지면서 장기간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새로 조달한 자금을 재투자해 활발한 활동을 보일 전망입니다.
다만 WSJ은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으로 정책 변화와 금리 환경 개선은 거래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관세 및 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 중국 제품에 추가 10%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취임 이후 관세 인상 카드는 최대 불안 요소로 꼽힙니다. 차기 재무부 장관으로 낙점된 스콧 베센트 지명자는 지명되기 전 투자자들에게 “관세라는 총은 항상 장전돼 협상 테이블 위에 놓여 있지만 거의 발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세를 협상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WSJ은 “미국 내 생산 비용 상승으로 기업 이익률 하락 과 거래 매력 감소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관세 회피를 위한 외국 기업의 미국 내 기업 인수가 증가할 가능성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잘하면 잭팟"...'강심장' 개미들 옵션 베팅에 몰렸다
미국 증시에서 옵션 거래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전문투자자의 리스크 헤지를 위해 활용되던 옵션 투자에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면서 옵션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30일 옵션 결제 기관 OCC 자료를 인용해 올해 평균적으로 하루 약 4천800만 개 옵션 계약이 거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9% 증가한 수치로, 1973년 관련 데이터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습니다. 옵션 거래 건수는 5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특정 일자까지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권리를 제공하는 옵션 투자는 투자자가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베팅할 수 있게 합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헤지를 위해 전문투자자가 주로 사용해왔습니다. 옵션 계약은 주로 단기 투자로 이뤄져 잭팟을 터뜨릴 수 있지만 손실을 볼 가능성도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옵션 거래 중 개인투자자 비중은 2023년 초 23%에서 작년 9월 기준 29%로 높아졌습니다. 캐서린 클레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마켓 글로벌파생상품 책임자는 “소매 투자자 진입이 옵션시장의 성장을 계속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분석가는 옵션 거래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고금리 기조에서 최근 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귀환이 가상자산 등 투기 자산의 가치 동반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개인 옵션 투자자의 활동은 주식시장의 선행 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특정 주가 상승에 베팅이 몰리면 해당 주식이 실제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Cboe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개별 주식 옵션 베팅은 전년 대비 15% 늘었습니다. 이는 각각 8%, 2.9%인 주가지수 기반 옵션 상품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거래 활동 증가율을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日 증시 시총 '10조엔 클럽' 역대 최다
일본 증시가 올해 강력한 상승세를 뽐내면서 시가총액이 10조엔(약 93조원)을 넘는 기업은 18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일본 증시에서 2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0조엔 클럽'은 18개 회사로 집계됐다며,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라고 보도했습니다. 1년 사이 8곳이나 늘어났습니다. 전통적 기업들이 수익 창출력을 키워 투자자들로부터 재평가받고 있단 분석입니다.
시가총액 1위는 도요타(약 50조3천억엔)입니다. 일본 증시 대장주인 도요타는 올해 글로벌 판매 호조와 가격 인상 효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일본 증시 벤치마크인 닛케이지수 상승에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최근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로 약 2배 늘린다고 발표하면서 약 5개월 만에 시총 50조엔을 넘어섰습니다.
일본 대기업인 히타치제작소는 올해 1월 처음으로 10조엔을 돌파했습니다. 15년 전 파산 위기에 몰렸던 히타치는 구조 개편과 원천기술을 통해 경쟁력 제고로 성장주로 변모했단 평가를 받습니다. 송배전, 디지털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올해 주가 상승률은 97%에 달합니다. 시총 순위는 단숨에 5위로 뛰어올랐습니다.
닌텐도는 2007년 11월 이후 17년 만에 10조엔 클럽에 복귀했습니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엔터테인먼트 테마가 부상한 가운데 주력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 후속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슈퍼마리오 등 콘텐츠 파워를 인정받으면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신문은 10조엔 클럽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환원을 강화한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한 게 특징이라고 짚었습니다. 이는 올해 일본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일본 증시 벤치마크인 닛케이225지수의 주가 상승률은 약 20%에 달합니다.
CLSA증권의 타케오 카마이 거래 실행 서비스 책임자는 "일본 대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이익에 더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란 믿음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면서 "최근 혼다와 닛산의 합병 소식과 토요타의 주주환원 확대 소식으로 내년 '바이재팬' 움직임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