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전직 美대통령' 지미 카터, 향년 100세도 별세
SBS Biz 송태희
입력2024.12.30 07:02
수정2024.12.31 12:32
[카터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땅콩 농부의 아들, 가장 위대한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 불렸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형이 서거했습니다. 향년 100세.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현지시간 29일 조지아주 고향 마을 플레인스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던 중 별세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이날 자택에서 가족들이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카터재단은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고인은 이날 오후 오후 3시45분께 별세했다고 미국 현지 매체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는 전했습니다.
재임 기간 미국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재선에도 실패했지만, 퇴임 후 평화 해결사로 활약해 '가장 위대한 미 전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한반도와도 오랫동안 깊은 인연을 맺었습니다.
재임 기간 대표적 치적으로는 '캠프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리는 중동 평화 협상 중재 성공이 꼽힙니다. 1978년 9월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 협정 체결을 주선했습니다. 이 역사적인 협정은 이듬해 3월 양국이 적대행위를 끝낸다는 조약 체결로 이어져 수십년간 이어져 온 중동 갈등을 막고 중동 평화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경기 침체에도 물가가 오르고 실업률이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고, 인권을 앞세운 도덕주의 외교 정책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후 강경파 대학생들이 미국 대사관을 점거, 대사관 직원 등 52명을 444일간 억류한 사건이 대표적 외교 실패 사례로 거론됩니다. 당시 특수부대를 투입한 구출 작전이 미국인 8명만 숨진 채 실패로 끝나면서 지지율은 추락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 대선에서 '위대한 미국' 건설을 내건 공화당의 레이건 후보에게 대패해 연임에 실패, 단임 대통령으로 그치게 됐습니다.
그러나 퇴임 이듬해 세운 카터 센터를 바탕으로 평화·민주주의 증진과 인권 신장, 질병 퇴치를 위한 활동에 나서며 재임 기간 때보다 퇴임 후 더 빛나는 전직의 시대를 구가했습니다.
퇴임 후 더 많은 인기를 누리며 '가장 위대한 전직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도 얻었습니다.
그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의 주거 문제를 돕는 봉사단체 '해비타트 프로젝트'(사랑의 집짓기)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박정희 군사정권 하의 한국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대선공약으로 제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반발한 박정희 정권과 각을 세웠습니다.
퇴임 후인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한 '1차 북핵 위기' 때 직접 평양으로 날아가 김일성 주석과 담판, 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는 등 평화의 사절로 나섰습니다. 이후 미국인 억류 사안이 불거진 2010년 8월, '디 엘더스' 소속 전직 국가수반 3명과 함께 한 2011년 4월 등 총 3차례 방북을 했습니다.
이외에도 에티오피아, 수단, 아이티, 세르비아, 보스니아 등 국제 분쟁 지역에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중재자로 나섰습니다. 이런 공로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부인 로잘린 여사는 지난해 11월 향년 96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생전 워싱턴DC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고향 플레인스에 있는 집 앞에 묻히고 싶다고 2006년 미 의회방송 C스팬과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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