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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올해 130% 상승…내년엔 20만 달러?

SBS Biz 이한나
입력2024.12.27 10:47
수정2024.12.27 11:18

[앵커]

올해 글로벌 투자자금을 빨아들인 건, 미국 증시뿐만이 아니죠.

가상자산 시장에도 엄청난 돈이 몰렸는데, 그야말로 비트코인의 한 해였습니다.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은 '오늘이 제일 싸다'고 할 만큼 자고 일어나면 올랐는데요.

특히 미국 대선을 전후로 파죽지세의 흐름을 보였습니다.

'10만 달러' 시대를 연,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지, 이한나 기자와 분석해 보겠습니다.

변동성이 큰 한 해였는데, 올해 비트코인 가격, 많이 올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 한 해 가상자산 시장에 각종 호재가 가득했죠.

특히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올 한 해 120~130%가량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부터 그야말로 드라마가 펼쳐졌는데요.

대선 당일까지 6만 8천 달러 수준에 머물던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단숨에 7만 5천 달러대로 급등하더니, 이후 약 한 달 동안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10만 달러 고지마저 넘어섰고요.

특히 이달 들어서는 사상 처음으로 10만 8천 달러선도 돌파했습니다.

[앵커]

계속 오른 건 아니잖아요.

24시간 거래되는 특성 때문에 급등락이 반복될 때마다 투자자들 스트레스도 컸잖아요?

[기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번 크게 꺾였었죠.

미 연준의 이번달 FOMC 회의 직후 10만 달러선 아래로 급락했는데요.

10만 3천 달러∼10만 4천 달러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연준 회의가 끝나자마자 10만 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더니 결국 9만 8천800달러대까지 밀렸는데요.

연준 위원들의 예상 금리 수준을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인하 횟수가 기존 4회에서 2회로 축소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비트코인에 '얼음물'을 끼얹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연준은 비트코인을 보유할 수 없고, 그렇게 하기 위한 제도 변경도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의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가상자산' 행보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발언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미 증권거래위원회 차기 위원장에도 '규제 완화론자'를 지명하면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부추겼는데 파월 의장의 이 한마디가 잠시 제동을 걸었습니다.

[앵커]

'잠시 제동'이라고 하신 것처럼, 하락세는 멈췄고 최근 다시 오르고 있어요.

큰 손들이 계속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죠?

[기자]

대표적으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7주 연속 비트코인 매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약 5억 6천1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해 지난주 5천262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수했습니다.

평균 매수 가격은 약 10만 6천613달러로,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인 10만 8천500달러보다 약간 낮았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44만 4천26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평균 가격은 6만 2천257달러로 총 277억 달러 규모입니다.

[앵커]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내년에도 이 분위기가 이어질까요?

[기자]

최근 상승 추세를 봤을 때 일단 다음 달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가상자산 리서치업체 K33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뒤,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318일이 걸렸습니다.

때문에 이번 상승 사이클을 2년 4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 3월 5일에 대입해 보면, 내년 1월 17일쯤 다시 새로운 최고점에 도달한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공교롭게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일과 시기가 거의 비슷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어디까지 갈까요?

[기자]

K33는 "비트코인 가격이 1월 20일 치러지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탄력을 받아 일단 14만 6천 달러까지 가능하다"고 봤고요.

"최고 21만 2천5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현재 사이클에서 비트코인 최고 목표가를 18만 달러로 제시했고,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내년 말, 2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내년 기관 자금 흐름이 올해 속도와 같거나 그 이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2025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20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벤치마크는 "SEC와 다른 기관들이 가상자산 분야에 적대적이었던 이전과 비교한다면 정말 큰 변화"라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2026년 말까지 22만 5천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오른다는 얘기만 한 것 같은데, 반대로 떨어진다는 전망도 있잖아요?

[기자]

워낙 변동성이 크고, 과거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비관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당장 내년에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글래스노드는 최근 단기간의 비트코인 랠리로 7만 6천~8만 8천 달러 안팎에서 공백구간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는데요.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해 해당 구간에서 매수·매도가 적어 조정 시 8만 8천 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갤럭시 디지털은 "가상자산 커뮤니티가 높은 레버리지 상태에 있기 때문에 대규모 조정이 불가피하고,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레버리지가 높은 가상자산 관련 주식과 ETF도 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며 "최대 8만 달러까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BCA 리서치는 미국 경제가 내년에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연말에는 4만 5천 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지금 시세와 비교하면 60%나 폭락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도 비트코인에는 악재가 될 수 있죠?

[기자]

구글이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기를 앞당겼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존 보안기술을 무력화하는 이 기술이 비트코인을 비롯해 가상자산 해킹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 랠리가 양자컴퓨팅이란 위험을 맞았다"고 전했는데요.

이미 지난 2022년,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는 이 같은 해킹이 현실화할 경우 가상자산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3조 달러, 우리 돈 4천400조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하고 심각한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만큼 피해규모는 훨씬 더 커질 우려가 있고요.

특히 비트코인 발명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약 100만 개를 비롯해 채굴 초기의 비트코인은 양자컴퓨터 해킹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이한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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