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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은 한미약품 분쟁…지배구조 불안 '여전'

SBS Biz 정광윤
입력2024.12.26 17:44
수정2024.12.26 18:26

[앵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1년여 만에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형제와 모녀로 갈렸던 구도에서 장남이 모녀 측에 지주사 지분 일부를 넘기기로 하면서 균형의 추가 기울었습니다. 

하지만 오너일가부터 임직원까지 편 갈라 싸우면서 회사는 큰 혼란을 겪었고, 지배구조도 불안해졌습니다. 

분쟁이 할퀸 상처를 정광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화해하자던 말은 진흙탕 싸움을 거치며 빈껍데기가 됐습니다. 

[임종훈 / 한미사이언스 대표 (지난 3월) : 저희 가족 다 같이 합쳐서 발전할 수 있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임종훈 / 한미사이언스 대표 (지난달 기자회견) : 편을 갈라 앞잡이 역할을 하고 사익을 취하는 무리는 모두 곧 회사 떠나야 할 것입니다.] 

그룹의 머리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임종훈 형제, 몸통 한미약품은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지시만 따르는 등 회사는 두 동강 났습니다. 

이 마당에 실적이 좋을 리 없습니다. 

한미사이언스 3분기 영업익은 1년 전보다 37%, 한미약품은 11% 넘게 감소했습니다. 

'신약개발 명가'라는 정체성마저 휘청이는 상황에 분쟁 테마주 취급을 받은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1년 사이 반토막 났고, 한미약품 주가도 뚝 떨어졌습니다. 

어느새 경영권은 가족 손을 떠났습니다. 

분쟁 와중에 모녀와 손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사모펀드 라데팡스 지분이 30%에 육박해, 가족 전체를 역전했습니다. 

[박주근 / 리더스인덱스 대표 : 한미약품을 아예 한양정밀 쪽으로 가지고 온다든지 여러 가지 옵션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새로운 국면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당장은 서로가 주주 간 계약으로 묶여 있지만,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는 기업 경영의 세계에서 창업주 가족의 기반이 계속해서 유지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SBS Biz 정광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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