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글로벌 비즈 브리핑] 트럼프에 기업들 '줄대기' 속도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2.26 04:42
수정2024.12.26 05:45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트럼프에 기업들 '줄대기' 속도...취임식 기부 릴레이 '활활'
▲TSMC, AI 붐 타고 1999년 이후 최고 연간 상승률 전망
▲AI 다음은 '양자 컴퓨터'...ETF에 '뭉칫돈'
▲美 대형은행들, 연준 상대 소송..."스트레스 테스트 투명성 부족"
▲日 도요타, 中에 전기차 신공장...현지 단독생산으로 반격

트럼프에 기업들 '줄대기' 속도...취임식 기부 릴레이 '활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국은 물론 기업들도 트럼프 2기 출범 대응에 속도를 내며 이른바 '줄 대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취임식 행사 기부금만 현 조 바이든 정부 때의 3배 수준에 달합니다.

현지시간 24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도요타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14억6천만원)를 기부하기로 밝혔습니다. 사측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중요한 행사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라며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고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닛케이는 "도요타를 포함한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멕시코에 미국 시장을 위한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며 "트럼프가 예고한 새로운 관세가 사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기부 배경을 짚었습니다.

현재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골드만삭스, AT&T, 인튜이트, 스탠리블랙앤데커 등 다양한 업계에서 기업들이 취임식 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코인 업계에서는 코인데스크와 리플, 크라켄 등이 각각 100만달러, 500만달러, 100만달러를 기부할 예정입니다.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회사가 각각 100만달러를 기부합니다.

관계 개선을 통해 차기 행정부의 '빅테크 규제' 완화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WSJ은 "베이조스 창업자가 저커버그 CEO 등 다른 빅테크 리더들과 함께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빅테크의 '트럼프 환심 사기' 행보가 내년 1월 취임식을 앞두고 활발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자동차 기업 중에는 도요타 외에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100만달러 기부를 약속한 상태입니다. 두 회사는 취임식 행사에 차량도 제공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100만달러의 거금을 같은 액수로 기부하기로 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이번 취임식은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기부 수준을 따져 행사 참석 권한을 주는데, 100만달러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기부 등급 중 최고 수준입니다.

다만 미국 연방법에 따라 외국 기업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기부할 수 없습니다. 도요타도 북미 법인이 기부합니다.

기부 약속 외에도 직접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지난 13일 직접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을 찾아 만찬을 함께했고 앞서 12일에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당선인을 만났습니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16일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소프트뱅크가 4년간 미국에 1천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에 초점을 둔 최소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액은 트럼프 1기 때의 2배입니다. 

국내 기업인 중에서는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당선인과 만난 것을 제외하면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재계에 따르면 류진 풍산그룹 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SMC, AI 붐 타고 1999년 이후 최고 연간 상승률 전망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의 주가가 1999년 이후 25년만에 최고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현지시간 24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장중 한떄 1.4% 상승해 지난 11월8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한때 뛰어넘었습니다.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보합세로 마감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TSMC 주가는 연초 대비 82% 상승했고 연간 수익률도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파이낸시에 드 레치퀴어의 아시아 주식 책임자인 케빈 넷은 "TSMC는 합리적 가치 평가로 AI 테마를 플레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달 CES 2025에서 엔비디아가 발표하는 내용과 TSMC의 다가올 실적 및 지침이 주시해야 할 다음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장에서는 TSMC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하고 매출 총이익률은 2022년 이후 최고치인 58.3%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TSMC의 미국예탁증서(ADR)는 현재 대만 시장보다 약 25%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AI붐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주식에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4분기 평균으로는 미국 ADR주가가 대만 현지보다 19% 정도 더 높습니다.

AI 다음은 '양자 컴퓨터'...ETF에 '뭉칫돈'

미국 뉴욕증시에서 ‘양자컴퓨팅’이 새로운 테마로 부상하며 관련주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관련주를 담은 ‘디파이언스 퀀텀 ETF’(QTUM)에는 이달 들어 2억5천만달러가 들어오며 2018년 상장 이후 가장 많은 월간 자금 유입액을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순매수세에 힘입어 이달 들어 24일까지 17.2% 급등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QTUM은 출시 후 주목받지 못하던 ETF였다”며 “구글이 양자컴퓨터 칩 ‘윌로’를 장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자금 유입이 급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넘어서 초고속 연산이 가능해 ‘꿈의 컴퓨터’로 불립니다.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재료과학, 금융 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뒤를 이을 차세대 테마주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아타나시오스 프사로파기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가는 “양자컴퓨팅은 지난해 AI처럼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양자컴퓨팅 관련 주식이 다른 ETF에는 많이 포함돼 있지 않아 QTUM이 사실상 유일한 플레이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양자컴퓨팅 관련 ETF가 더 많이 출시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QTUM은 양자컴퓨팅과 관련된 72개 종목을 담고 있습니다. 양자 집적회로 개발 기업 리게티컴퓨팅(비중 11.42%),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한 캐나다 기업 디웨이브퀀텀(8.85%),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아이온큐(6.24%) 등이 비중 상위 종목입니다. 알파벳과 엔비디아도 각각 1.2% 비중을 차지합니다.

美 대형은행들, 연준 상대 소송..."스트레스 테스트 투명성 부족"

미국 대형 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의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연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지시간 24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은행정책연구소와 미 은행가협회 등은 “연준의 테스트 기준이 비공개로 설계돼 은행 자본에 변동성과 설명되지 않는 요구사항과 제한을 야기한다”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연방법원에 소장을 냈습니다.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이들 단체는 이로 인해 미국 내 금융 서비스 비용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에 사용되는 모델과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2025년, 2026년에 적용될 테스트도 불법으로 규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연준이 스트레스 테스트 모델을 시행하기 전에 공공의 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 건전성을 점검하기 위한 제도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됐습니다.

연준 등 규제 기관은 바젤Ⅲ 은행 건전성 규제의 마지막 단계 차원에서 대형 은행의 자본금 요건 강화를 추진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 은행권 건전성 우려가 커진 상황입니다.

미 대형 은행들은 규제 강화에 반발하며 정치권 등을 상대로 로비권을 펼쳐왔습니다.

연준은 전날엔 스트레스 테스트의 투명성을 개선하고 은행 자본 요건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주요 사항을 변경하겠다며, 내년 초 이러한 변경 사항에 대한 공공 의견 수렴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일부 언론은 ‘금융계의 큰 승리’라는 평을 내놨지만, 은행들은 연준 발표 하루 만에 소송을 내며 강경 대응에 나선 셈입니다.

日 도요타, 中에 전기차 신공장...현지 단독생산으로 반격

일본 도요타가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 신공장을 짓고 첫 단독 운영에 나섭니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독자적인 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생산 역량을 강화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요타는 상하이 시내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해 2027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신공장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차량을 주로 생산할 예정입니다. 현재 도요타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차량 대부분을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렉서스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3%가량 늘어난 18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상하이 신공장은 도요타가 중국에 진출한 후 단독 출자해 건설 및 운영하는 첫 번째 공장입니다. 도요타는 그간 현지 업체인 광저우자동차·디이자동차 등과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내 생산을 담당해왔습니다. 이번 신공장 건설에는 독자적 관리를 통해 전기차 생산·개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NHK는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가격경쟁이 심화해 내연기관차 중심인 일본 자동차 업체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도요타는 이번 신공장 건설을 통해 반격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중국에 단독 공장을 건설하는 업체는 테슬라에 이어 도요타가 두 번째입니다.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실적 부진에 빠졌습니다. 혼다와 닛산자동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했고 미쓰비시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이들 3사는 위기 타개를 위해 최근 합병을 전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요타의 경우 판매 부진이 비교적 덜하지만 위기감이 커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도요타의 올해 1~11월 기준 중국 판매량은 159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습니다.

교도통신은 “현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도요타의 중국 판매가 감소했다”면서도 “중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두는 현재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임선우다른기사
[글로벌 비즈]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00억주 증자
[글로벌 비즈 브리핑] '비트코인 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00억주 증자 선언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