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나마 운하 환수할 수도"…"1㎡도 안돼"
SBS Biz 송태희
입력2024.12.23 07:42
수정2024.12.23 07:44
[지난 8월 12일(현지시간) 컨테이너 싣고 파나마 운하 통과하는 화물선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 환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친미 성향의 파나마 정부와 외교 갈등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현지시간 22일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4분 30초 분량 대국민 연설(동영상)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 인접 지역은 파나마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라며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국내 영토 주권은 결코 타협할 수 없다"며 "운하는 우리가 완전한 자율성을 가지고 관리하는 자산으로서, 당국은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운영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파나마 운하에 대한 '환수 가능성' 위협에 대한 파나마 정부의 공식 반응입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게시글에 이어 이날 애리조나에서 열린 정치행사 연설에서 미국 선박에 대한 "과도한 파나마 운하 통행 요금"을 주장하며, "관대한 기부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완전하고 조건 없이 돌려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중국이 운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했습니다.
중국은 파나마 운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나, 홍콩계 기업 CK허치슨이 파나마 운하 지역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파나마 운하 건설(1914년 완공) 주도 후 85년 넘게 파나마 운하를 관리했습니다. 이후 1977년 협약 등을 거쳐 1999년에 파나마 정부에 운영권을 넘긴 바 있습니다.
파나마 운하로는 연간 최대 1만4천척의 선박이 통과할 수 있다. 전 세계 해상 무역의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나마 운하청(ACP)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기준 미국 선적 선박은 1억5천706만t(톤)의 화물을 실어 나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압도적인 1위 규모로, 2위 중국(4천504만t), 3위 일본(3천373만t), 4위 한국(1천966만t) 선적 물동량을 합한 것보다 1.5배 이상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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