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하는데 달러 하락에 대거 베팅한 개미들…"내년 환율 추가 상승 압력 커"
SBS Biz 이정민
입력2024.12.22 10:13
수정2024.12.22 10:14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면서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상승 중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하락에 대거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KOSEF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는 8.43%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1% 하락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KODEX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8.44%), 'TIGER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8.44%) ETF 등도 일제히 올랐습니다.
레버리지가 아닌 일반 달러 선물 ETF인 'KODEX 미국 달러 선물'(4.44%), 'KOSEF 미국 달러 선물'(4.35%) 등도 상승했습니다.
이 ETF들은 미국 달러 선물 지수를 기초로 삼아, 달러화 가치의 상승에 따라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가집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충격으로 1천440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1천430원대 후반에서 유지되다,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후퇴하자 지난 19일 1천450원을 넘기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원화와 동조성이 높은 엔화가 일본은행(BOJ)의 금리 동결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말 1천394원 70전에서 이달 20일 현재 1천451원 40전으로 4.1% 뛰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달러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개인은 'KODEX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를 170억 원 순매수했으며 'TIGER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과 'KOSEF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도 각각 3억 4천만 원, 1억 8천만 원어치 담았습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이달 들어 평균 7% 넘게 급락해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입니다.
상품별 수익률은 'KOSEF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2X' -7.75%, 'KODEX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2X' -7.69%, 'TIGER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2X' -7.60% 등입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후퇴와 이에 따른 비미국 지역과의 금리차 축소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지수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평균 원·달러 환율 추정치를 기존 1천380원에서 1천400원대 초반으로 상향했습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속등하면서 정책당국은 국민연금의 추가 헤지 등을 통한 달러 매도를 확대시키는 등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어할 것"이라며 "그러나 내년 들어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커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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