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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3연속 금리인하…내년엔 '급 브레이크'?

SBS Biz 이한나
입력2024.12.20 10:49
수정2024.12.20 11:12

[앵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 금리인하'로 올해 FOMC 회의를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언뜻 보면 '매파'와 '금리인하'는 서로 상충되는 말인데요.

경기가 좋은데 왜 내려?라는 의문에 이번까지는 3회 연속 내렸지만, 내년엔 다를 거라는 강한 시그널로 답을 한 거죠.

당초 분기당 한 번씩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은 단 두 번 인하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파랗게 질렸습니다.

이한나 기자와 분석해보겠습니다.

일단, 시장의 예상대로 이번달, 금리를 내렸어요?

[기자]

연준이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지난 9월 '빅컷'으로 금리인하를 시작한 뒤, 3회 연속인데요.

이로써 미국의 기준 금리는 2년 전 수준인 4.25∼4.5%로 낮아졌습니다.

우리나라와의 금리 격차는 1.75% 포인트에서 1.5% 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내린 이유에 대해 미국 경제가 현재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고, 추가적인 진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파월 의장의 경제 진단, 들어보시죠.

[제롬 파월 / 美 연준 의장 :경제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목표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습니다. 노동 시장은 이전의 과열된 상태에서 냉각되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장기 목표인 2%에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한편 만장일치로 금리를 내렸던 지난 번과 달리 이번 금리 결정에는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베스 해맥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동결을 주장하면서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는 건데, 어쨋든 결론은, 올해까지는 확실히 경기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내년에는 속도조절을 하겠다, 이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금리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그동안 기준금리를 1%p 내렸고, 중립금리 수준에 현저하게 접근했다"고 말했습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 금리 수준을 말하는데요.

연준 안팎에선 그동안 미국의 중립금리 수준이 과거보다 상승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 돼왔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오늘(20일)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금리조정의 '폭'(extent)과 '시기'(timing)라는 표현을 통해 금리 추가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부근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연준은 통화정책방향 언급 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시사할 때 '폭과 시기'라는 표현을 사용해 온 경향이 있는데요.

다만 해당 표현이 동결 방침을 시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예상을 담은 점도표를 보면, 내년 금리인하 예상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어요?

[기자]

우선 연준이 내놓은 점도표는 연준 위원 19명이 익명으로 자신이 전망한 향후 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인데요.

특히 매년 12월 나오는 점도표는 다음 해 기준 금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연준은 이번 점도표에서 내년 연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을 지난 9월 제시했던 3.4%에서 3.9%로 상향했습니다.

앞서 9월에는 내년 금리를 0.25% 포인트씩 4회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0.25% 포인트씩 2회 인하에 그칠 것임을 예고한 겁니다.

이때 연준 위원 19명 중 10명은 내년에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답했고요.

4명은 그것보다 더 적은 수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고, 5명은 두 번 이상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인하 예상 횟수가 절반이나 줄어든 이유는 뭔가요?

[기자]

경제가 그만큼 좋을 것이란 낙관론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이번에 내놓은 경제전망예측(SEP)을 보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9월 2%에서 2.1%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물가상승 지표인 개인소비지출, PCE 증가율은 2025년 2.1%에서 2.5%, 2026년은 2%에서 2.1%로 높아졌고요.

실업률 전망치도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는데요.

2025년 실업률 전망치는 4.4%에서 4.3%로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고, 2026년 예상치는 4.3%로 유지됐습니다.

[앵커]

현시점에서 미국 경제와 연준 통화정책의 가장 큰 변수는 다음 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인 듯합니다.

당장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인데, 연준의 움직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실제 내년 금리 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취임 즉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광범위한 관세 부과와 감세정책을 동시에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요.

이런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가 재정 정책에 미칠 영향 자체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는데요.

"관세가 무엇에, 어떤 국가에,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규모로 부과될지 모른다"며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시간을 두고 신중히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월가에선 이번 FOMC 회의 결과와 내년 전망을 어떻게 분석했나요?

[기자]

주요 투자은행들은 정책금리 전망이 예상보다 제약적으로 변경된 것에 주목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정책금리 전망 중앙값이 지난 9월 회의보다 2회 축소된 것만으로 매파적"이라면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 여지를 일체 남기지 않으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고요.

골드만삭스는 "정책결정문에서 '범위와 시기' 문구 삽입은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을 암시한다"면서 "이번 회의의 초점은 인플레이션 개선 속도 둔화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연준이 물가목표 달성 의무에 집중하면 결국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실업률 전망 리스크는 상방에서 균형으로 이동한 반면 물가 전망 리스크는 균형에서 상방으로 이동한 것이 인상적"이라면서 "내년도 금리인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전반적으로 매우 매파적인 회의였으며 사실상 내년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평가된다"면서 "트럼프 정책 영향을 반영하기 시작하면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여력은 더욱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번 연준의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내년 1월 금리 동결 확률이 90%를 넘었습니다.

[앵커]

이한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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