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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근처에 어떻게 쌍성계?…獨연구진 "100만년 내 합쳐질 것"

SBS Biz 송태희
입력2024.12.18 10:54
수정2024.12.22 07:30

[우리은하(Milky Way)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 A*'(Sagittarius A*) 주위 궤도를 돌고 있는 새로운 쌍성계(D9) 위치. D9은 초대질량 블랙홀 근처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쌍성으로,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의 근적외선 통합 관측 분광기(SINFONI)가 수년간 수집한 스펙트럼에서 포착됐다. (ESO/F. Peißker et al., S. Guisard 제공=연합뉴스)]

 우리은하(Milky Way) 중심부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 근처에서 생성된 지 270만년밖에 안 된 쌍성계가 발견됐습니다. 이 쌍성계는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으로 앞으로 100만년 안에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쌍성계는 두 개의 별(항성)이 공통된 질량 중심을 기준으로 공전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존재하고 있는 별들의 구조를 뜻합니다. 

독일 쾰른대 플로리안 페이스커 박사팀은 최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 관측 데이터를 분석,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를 공전하는 쌍성계(D9)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커 박사는 "블랙홀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파괴적이지 않다"며 "두 별이 서로 공전하는 쌍성계는 우주에서 매우 흔하지만, 강력한 중력이 항성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초대질량 블랙홀 근처에서 발견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의 근적외선 관측 분광기(SINFONI)와 해상도 강화 영상장치 및 분광기(ERIS)로 수년간 궁수자리 A* 블랙홀과 주변을 관측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했습니다. 
   
궁수자리 A* 블랙홀 주위에는 블랙홀을 공전하는 별과 천체들이 밀집한 'S 성단'이 있으며, 이 성단에는 별처럼 거동하지만 가스와 먼지구름처럼 보이는 G 천체(G objects)라는 미지의 천체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G 천체 관측 데이터에서 별의 속도가 반복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는 분석 결과 두 개의 별이 서로 궤도를 돌면서 나타나는 쌍성계 현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D9으로 이름 붙여진 이 쌍성계를 이루는 별들은 만들어진 지 270만년밖에 안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인해 앞으로 100만년 안에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연구팀은 그러나 궁수자리 A* 궤도를 도는 천체들의 정확한 성질과 어떻게 초대질량 블랙홀 가까이에 형성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라며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 중인 주경 39m의 극대망원경(ELT) 등이 완성되면 상세 관측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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