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현대차증권 2천억 유증 계획 정정 요구
SBS Biz 조슬기
입력2024.12.12 18:34
수정2024.12.12 18:37
현대차증권이 추진해 온 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에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에 현대차증권은 대주주 3사(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가 유증 배정 물량에 100% 참여해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일부 덜어내고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뒤 유상증자를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전날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습니다.
금감원은 전자공시를 통해 "현대차증권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심사한 결과,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 또는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표시가 있거나 기재·표시되지 않은 경우, 중요사항의 기재·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6천640원에 약 3천12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2천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신주를 기존 주주(구주주)에게 먼저 배정한 뒤 실권주가 나오면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가치 희석 우려가 나왔습니다.
이에 현대차증권은 최대 주주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그룹사가 유상증자 배정 물량을 100% 소화하기로 했고, 이들 3사가 약 673억 원의 유상증자 배정 물량에 전량 참여를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현대차가 현대차증권에 대한 보유 지분율 25.43%에 해당하는 배정 물량인 약 564만 주 전량을 청약해 375억 원을 출자하고, 2대 주주인 현대모비스도 현대차증권 보유 지분율 15.71%에 해당하는 배정 물량 349만 주를 전량 청약해 231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습니다.
3대 주주였던 기아 역시 보유 지분율 4.54%에 따라 배정된 물량인 약 101만 주를 전량 청약함으로써 67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주주 3사의 보유 지분율은 각각 22.17%, 13.70%, 3.95%로 줄어들게 됩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약 15년 만에 진행되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증자 참여는 현대차증권이 그룹에 편입된 2008년도와 이듬해인 2009년도에 이어 세 번째"라며 "두 번의 유상증자 참여 이후 현대차증권은 약 7천억 원의 이익을 창출해 자기자본으로 편입함으로써 현재 약 3배에 가까운 1.2조 원대 중형 증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상증자 배정 물량의 100%를 참여하는 현대차그룹 주주의 합산 물량은 전체의 약 34%에 해당하는 만큼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도 절차에 맞춰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차증권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신용도 하향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이 유상증자를 완료할 경우 24년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약 1조2천900억 원에서 1조 4천900억 원으로 늘어난다고 전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 또한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자본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수정 NCR과 순자본비율이 각각 267%, 636.4%로 대폭 개선된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자기자본의 레버리지 한도로 영업 규모가 결정되는 금융투자업의 특성상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DCM(부채자본시장) 및 ECM(주식자본시장), IPO(기업공개), 인수물량 확대 등 기업금융 부문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이와 함께 유상증자 목표 금액 2천억 원의 절반인 1천억 원을 차세대 시스템 개발 구축과 AI(인공지능) 투자 서비스 차별화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도 투자를 이어나가 미래 성장 동력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도 ROE(자기자본이익률), 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 등 기업 가치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움직임도 가져갈 방침입니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은 "최근 실시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 및 조직 개편 작업과 함께 유상증자로 늘어나는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기업 밸류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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