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내년 반도체 산업 '대체로 맑음'…車·배터리 '흐림'"
SBS Biz 신채연
입력2024.12.11 09:48
수정2024.12.11 14:05
내년 산업기상도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의 유불리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오늘(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했습니다.
대한상의가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실시한 '2025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기계 업종은 '대체로 맑음', 자동차‧이차전지‧섬유패션‧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대체로 맑음'
반도체산업은 데이터센터, 서버 등 AI 산업 인프라 지속 투자, AI 기기 시장 출시로 인해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견고한 상승 흐름이 예상됩니다. 미국의 대중수출 규제 압박 및 관세 인상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급격한 시황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수출은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며 전년 대비 41% 증가한 1천390억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소폭(-2.9%) 감소한 1천3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는 주요국들의 반도체 지원책에 힘입어 올해 대비 7.9% 증가한 1찬872억달러로 전망된다"며 "한국 또한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디스플레이산업 역시 스마트폰 AI 기능 적용 본격화에 따른 교체 수요, 프리미엄 OLED IT·TV 출하량 증가로 인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습니다. 특히 내년 출시될 아이폰17 전 모델에 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될 예정으로, 이전 모델에서 공급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수혜가 기대됩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다만 트럼프발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국내 패널기업 고객사(애플 등)의 중국 내 점유율 감소 우려는 큰 하방리스크"라고 우려했습니다.
조선·바이오·기계 '대체로 맑음'
조선업은 트럼프의 화석연료 부흥책에 따라 에너지 운반선(탱커, LNG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또한 건조·수리·선박수출 분야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기대감이 호재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내년 선박류 수출액은 올해 대비 9.1% 증가한 267.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하방 요인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대응 약화로 인한 친환경선박 교체 수요 감소 가능성과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국제교역 감소 우려 등을 꼽았습니다.
바이오산업은 트럼프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기조, EU·미국의 교체 처방 장려 등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분야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아울러 미국·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소재 제약기업과의 지속적인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 체결, 남아프리카 중심으로 발발 중인 콜레라 등의 백신 수요 급증으로 수출도 증가세가 예상됩니다.
기계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정책에 따른 미국 내 중국산 대체효과와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 등을 통해 수출이 소폭 늘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는 "다만 국내 설비투자 부진과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2025년 국내 생산은 올해 대비 1.9% 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자동차·철강 '흐림'
자동차 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 중국 자동차 산업 팽창이 위협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3.1% 감소한 270만 대로 예상됐습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한-필리핀 FTA 발효에 따른 5% 관세 철폐, 하이브리드카의 수출 증가세 등 호재 요인에도 불구, 대미흑자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의 추가 관세 도입 가능성과 코로나 이후 대기 수요 소진으로 인한 주요국의 재고량 증가,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현지화 비중 증가 등 불확실성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철강산업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 및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 우려와 자동차·건설 등 수요산업 부진, 중국의 공급과잉에 따른 원가 이하 수출공세 등으로 인해 '흐림'으로 전망됐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관세 부과 대신 수입쿼터제(물량할당제)를 도입했습니다. 직전 3년(2015~2017년)의 연평균 대미 철강수출량의 70%를 수출물량으로 정한 것인데, 이 비율을 축소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조규언 철강협회 계장은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지만, 철강기업들의 신시장 창출 등 수출확대 노력으로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배터리·석유화학·건설 '흐림'
배터리는 중국에서 과잉 생산된 저가 제품이 유럽 등 주요 시장에 판매됨으로써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큰 하방리스크로 꼽혔습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중국 제외)은 2021년 18.2%에서 2024년 상반기 38%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주요국들의 ESS 수요 급증에 따른 수주 확대, 대중 고율 관세부과에 따른 반사이익은 긍정적 요인으로 전망됩니다.
석유화학산업은 누적된 신증설 물량과 구조적 공급 과잉으로 단기간에 극적인 시황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부터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 증가율은 수요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협상 타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트럼프 당선에 따른 미국의 석유생산 및 수출 확대로 인해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면 에틸렌 생산비용이 감소해 생산 원가가 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섬유패션산업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고관세 부과가 국내와 동남아 등지에서 중국산 덤핑 물량 증가를 부추기진 않을지 우려됐습니다. 이에 따라 아라미드 등 국내 증산 및 해외 판매 증가, 한류 확산에 따른 K-패션 수요 증가에도 불구, 2025년 수출은 올해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건설업 부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올해 10월까지 누계기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약보합 수준"이라며 '흐림'으로 전망했습니다. 공공수주는 토목 공사를 중심으로 9.9% 증가했지만, 더 큰 수주시장인 민간부문에서 3.6%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2025년 건설수주 전망은 공공수주 부문에서 SOC 예산 감소와 건전재정 기조로 올해 대비 1.7% 하락하겠으나, 민간수주는 정비사업 및 3기 신도시 추진 등으로 4.1% 증가해 전체 건설수주 실적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전년도 기저효과가 크고,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PF부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큰 불확실성이라고 건설협회는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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