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갈 길 간다'...마지막 임원 인사, 배경은?
SBS Biz 오수영
입력2024.12.06 17:32
수정2024.12.06 23:3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통령 탄핵 정국 상황에도 예정대로 임원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당초 연기될 가능성도 나왔지만 혼란스런 정국에도 기존 정책 과제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고, '세대 교체' 쇄신 기조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금융감독원은 오늘(6일) 이종오·한구·박지선·김성욱 부원장보 4명을 새로 승진·선임하는 임원 인사를 오늘(6일) 오전 발표했습니다.
새로 임명된 부원장보 4명 모두 1970년대생으로, 이제 금감원 임원급 부원장보 9명 중 7명이 1970년대생으로 채워지면서 명실공히 세대 교체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 자신도 1972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원장입니다. 직전 원장인 정은보 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961년생입니다. 두 전·현직 원장 간 11살 나이 차이가 나는 겁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진용을 정비하고, 최일선에서 감독당국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신속히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IT 담당 신설…이종오 신임 부원장보가 이끈다
먼저 디지털·IT 담당 부원장보가 신설되며 이종오 현 중소금융감독국장이 승진·선임됐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전자금융의 급속 발달·변화로 금융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특히 올해는 티몬·위메프 등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된 기업들이 금감원의 감독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이종오 신임 부원장보는 경제연구소와 신용평가사를 거쳐 2006년 데이터 전문가로 금감원에 입사했습니다.
이번 인사로 팀원급으로 입사한 경력직원 최초로 부원장보에 발탁된 사례가 됐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부원장보는 최근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평가 토대 마련 등 굵직한 현안을 신속하고 매끄럽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금감원 공채 2기도 임원 승진…'1기 임원' 선임 3개월만
중소금융 부원장보에는 공채2기 은행 검사 전문가인 한구 은행검사2국장이 임명됐습니다.
2001년 금감원 통합 공채 2기로 입사한 한구 국장은 연공서열을 뛰어넘어 임원으로 승진·선임됐습니다.
지난 9월 공채 1기 출신 서재완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가 공채 최초로 임원에 오른 지 3개월 만에 공채 2기 임원도 나온 겁니다.
그동안 금융회사 검사에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한 부원장보는 올해 대규모 금융사고가 있다라 발생한 우리금융와 농협금융 검사 등 주요 사건들을 도맡아 왔습니다.
한 부원장보는 앞으로 제2금융권의 부실방지 및 건전성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금감원은 기대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처에 핵심 국장 출신 2명…박지선·김성욱 신임 부원장보
소비자 보호 및 민생침해 대응 강화를 위해 핵심보직 국장 2명을 금융소비자보호처 임원으로 승진 배치했다고 금감원은 강조했습니다.
소비자보호 부원장보에는 박지선 인사연수국장이, 민생금융 부원장보에는 김성욱 기획조정국장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박 부원장보는 1995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해 보험뿐만 아니라 스위스 바젤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 파견, 기획·인사·공보국장 등 핵심보직을 두루 거치며 조직 관리능력과 글로벌 감각 및 대내외 소통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또 2022년 레고랜드발 금융시장 불안 당시 보험감독국장으로서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사태 수습 등에서 위기 대응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금감원이 전했습니다.
공채 1기로 입사한 김성욱 부원장보는 공인회계사 자격이 있으며, 기획조정국장 시절 금감원 디지털 전환을 총괄한 만큼 디지털화된 불법금융을 척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이복현, 13일 조직개편·부서장 인사도 '전면 개편' 예고
신임 부원장보 임기는 오늘(6일)부터 2027년 12월 5일까지입니다.
현재 전략감독 담당 황선오 부원장보는 기획·전략 담당으로, 소비자보호 담당 김범준 부원장보는 보험 담당으로 각각 이동합니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10일 조직 개편과 부서장 인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디지털 관련 부서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기존 전략감독 부문의 기능은 기획·경영 부원장보 쪽으로 합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직 개편도 같이 예고된 만큼 오는 13일 발표될 부서장(국·실장)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정기인사에서 전체 부서장의 84%를 교체한 바 있습니다.
내년 6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이 원장의 마지막 정기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인 만큼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대규모 쇄신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금감원 안팎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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