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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 브리핑] '계엄령 날벼락'…월가의 시각은? 外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2.04 04:55
수정2024.12.04 10:44


[글로벌 비즈 브리핑] 한 눈에 보는 해외 경제 이슈

▲주요 외신 "충격"...韓 한밤 계엄령 선포 긴급타전
▲'계엄령 날벼락'...뉴욕증시 韓 기업 '출렁'
▲'비상계엄' 바라보는 월가의 시각은?

주요 외신 "충격"...韓 한밤 계엄령 선포 긴급타전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계엄령 해제 결의안 의결 상황을 속보로 전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윤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같이 전달하면서 이번 조치가 한국이 민주화된 이후에 처음 나온 매우 이례적 조치로, 한국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미국 언론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외교·안보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AP통신은 서울발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야당에 맞서 싸우면서 반국가 세력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놀라운 움직임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연상시킨다"면서 야당과 함께 여당인 국민의힘도 계엄령 선포를 비판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도 계엄 선포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1980년대 이후 민주적이라고 여겨온 한국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고 보도했습니다.

AFP통신은 "계엄령 선포는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9%까지 하락하고 다수가 윤 대통령의 경제 대응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 미국의 주요 매체는 홈페이지 내 실시간 업데이트 형식으로 한국의 계엄 선포 관련 상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NYT는 "자신의 임기를 어렵게 한 정치적 교착 상태에 대한 이례적인 대응"이라며 "한국 의원들이 계엄령 종료를 요구하면서 대통령에 도전하는 투표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WP는 "40년 전 민주화로 군사정권을 무너트린 한국에서 윤 대통령의 놀라운 계엄령 선포는 화요일 저녁 충격파를 던졌다"고 보도했으며 한국 헌법에 따라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에 따라야 한다면서도 "헌법에는 대통령이 이를 준수해야 하는 시간표는 명시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CNN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이 정치적으로 미지의 바다로 빠졌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결정은 현대 민주주의 역사상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 결정 중 하나"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국내 정치는 오랫동안 분열됐으며 크게 당파적이었으나 민주주의 시대 어떤 지도자도 계엄령을 선포하는 데까지 나아간 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미 관계와 관련,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이라면서 "현재 한국을 휩쓰는 놀라운 정치적 불안정은 워싱턴을 포함해 국경을 넘어서까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BBC, 스카이 뉴스,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더타임스 등 영국 유력 매체들도 일제히 홈페이지 최상단에 한국 비상계엄령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라이브 페이지를 배치해두고 계속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해외 국제학 전문가들의 분석 및 평가를 모아 싣기도 했습니다.

추핑후 동아시아국제관계연구소 공동 창립자는 "윤 대통령의 탄핵을 피하고자 계엄령을 쓰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현재 일어나는 일은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와 한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티머시 리치 웨스턴켄터키대 동아시아 전문 정치학 교수는 "1970년대 초반 계엄령을 선포하고 김대중의 도전과 같은 국내 요인을 북한의 위협 탓으로 돌린 박정희의 상황과 비교를 피하기 어렵다"며 "이미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이는 확산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NHK와 교도통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발 빠르게 비상계엄 선포를 보도하고 나섰으며 중국 관영 매체 및 신화통신 역시 비상계엄 선포를 속보로 타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윤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 세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도 분석했습니다.

'계엄령 날벼락'...뉴욕증시 韓 기업 '출렁'

현지시간 3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 기업 주가가 크게 출렁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폭락세를 보였다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쿠팡은 미 동부시간 오후 12시 40분 기준 전장보다 4.4% 하락한 23.75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쿠팡은 이날 계엄 선포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장중 9.8%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처리하면서 낙폭을 줄였습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증시에도 거래되고 있는 다른 국내 주요 기업들도 장중에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같은 시간 포스코홀딩스(-4.3%)가 4%대 하락했습니다. 한국전력(-2.9%), KB금융(-2.7%), LG디스플레이(-2.4%), SK텔레콤(-2.0%), 우리금융지주(-1.6%), KT(-0.9%)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기업 투자상품도 장중 한때 7%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 기업들 위주로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인 '아이셰어즈(iShares) 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ETF)는 같은 시간 2.9%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비상계엄' 바라보는 월가의 시각은?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에 한국 관련주가 매도세에 휩쓸리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았습니다.

현지시간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표적인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는 뉴욕증시 개장 이후 한때 7.1%까지 급락했습니다. 런던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 주가는 7.5%까지 떨어졌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한때 7%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전날 대비 2.9% 오른 1,444.6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이후 달러·원 환율 급등세는 진정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경제 부처들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영향이라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국 대통령이 집권당과 야당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한국 자산이 급락했다”며 “이 깜짝 조치로 정치적 불안과 불안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아룹 채터지 전략가는 "최근 몇 주 동안 시장이 트럼프의 새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가운데 외부 압력에 국내 불확실성이 추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외환 및 신흥국 전략 글로벌 책임자는 “계엄령은 다소 과한 것 같다”며 “낮은 지지율과 상당한 스캔들을 고려해 민심을 돌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코믹은 “정책 입안자들이 원화 강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오늘 큰 움직임이 나타난 이후 변동성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 전략가는 최근 예상치 못했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기조가 원화를 끌어내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그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를 완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테그리티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계엄령 선포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단기적으로 다른 반도체 종목이 승자가 될 수 있다며 이 분야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전략가인 개러스 레더는 “뜬금없다”며 "계엄령의 목표가 뭔지는 몰라도, 한국 정치 체제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넥스 USA의 트레이딩 디렉터인 후안 페레즈는 “우리 모두가 비상사태가 정확히 무엇인지 평가하는 동안 한국 원화가 급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반적으로 국가의 안정성에 대한 큰 두려움이나 우려가 없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 혼란이있을 때 엔화로 점프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일반적으로 한국에 투자되는 많은 자금이 실제로 일본으로 향하기 시작하고 이미 엔화에 대한 약간의 비정상적인 상승을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가 한국 시장을 뒤흔들었지만 아직까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앱투스캐피털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와그너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미국은 변동성을 가져오기보다 내보내는 경향이 있어서 미국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종류의 정보가 대선 이후 미국 증시에서 고조되고 있는 투자심리를 꺾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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