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바라보는 월가의 시각은?
SBS Biz 임선우
입력2024.12.04 04:45
수정2024.12.04 05:46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에 한국 관련주가 매도세에 휩쓸리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았습니다.
현지시간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표적인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는 뉴욕증시 개장 이후 한때 7.1%까지 급락했습니다. 런던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 주가는 7.5%까지 떨어졌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은 한때 7%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전날 대비 2.9% 오른 1,444.6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이후 달러·원 환율 급등세는 진정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경제 부처들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영향이라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국 대통령이 집권당과 야당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한국 자산이 급락했다”며 “이 깜짝 조치로 정치적 불안과 불안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웰스파고의 아룹 채터지 전략가는 "최근 몇 주 동안 시장이 트럼프의 새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가운데 외부 압력에 국내 불확실성이 추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외환 및 신흥국 전략 글로벌 책임자는 “계엄령은 다소 과한 것 같다”며 “낮은 지지율과 상당한 스캔들을 고려해 민심을 돌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코믹은 “정책 입안자들이 원화 강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오늘 큰 움직임이 나타난 이후 변동성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 전략가는 최근 예상치 못했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기조가 원화를 끌어내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그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를 완충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테그리티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계엄령 선포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단기적으로 다른 반도체 종목이 승자가 될 수 있다며 이 분야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전략가인 개러스 레더는 “뜬금없다”며 "계엄령의 목표가 뭔지는 몰라도, 한국 정치 체제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넥스 USA의 트레이딩 디렉터인 후안 페레즈는 “우리 모두가 비상사태가 정확히 무엇인지 평가하는 동안 한국 원화가 급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반적으로 국가의 안정성에 대한 큰 두려움이나 우려가 없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 혼란이있을 때 엔화로 점프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일반적으로 한국에 투자되는 많은 자금이 실제로 일본으로 향하기 시작하고 이미 엔화에 대한 약간의 비정상적인 상승을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가 한국 시장을 뒤흔들었지만 아직까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앱투스캐피털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와그너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미국은 변동성을 가져오기보다 내보내는 경향이 있어서 미국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종류의 정보가 대선 이후 미국 증시에서 고조되고 있는 투자심리를 꺾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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