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공룡' CATL "노스볼트 투자계획 없다"…'빅5' 체제 견고해지나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중국 CATL (신화=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중국 CATL이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CATL 공동 창립자 판 지안은 지난달 30일 보도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손탁자이퉁과 인터뷰에서 노스볼트 투자는 "우리의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생산 측면에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양사가 지난 6개월 동안 CATL이 미국 포드와 맺은 파트너십에 따라 라이선싱 모델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노스볼트가 재정 위험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1~2년 전에 접촉했다면 더 쉬웠을 것"이라며 라이선싱 모델 협력 논의가 중단됐음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노스볼트의 피터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기업들과의 협력이 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파산한 가운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3사를 비롯한 '빅5' 체제가 한층 더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초 체력을 다지지 못한 업체들은 점점 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모습입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5년간 사실상 캡티브 마켓(독점 시장)인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K-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만 상위 5위 내에 들었습니다.
올해 1∼9월만 놓고 보면 CATL(26.3%)과 LG에너지솔루션(25.8%)이 20% 중반대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SK온이 점유율 11.0%로 그 뒤를 이었다. 파나소닉(9.9%)과 삼성SDI(9.2%)는 9%대 점유율로 4위와 5위에 각각 자리했습니다.
상위 10위 중 '빅5'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점유율이 모두 5% 미만입니다.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로 논란이 된 파라시스(10위)의 경우 점유율이 1.8%에 불과합니다.
이는 그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기술·자금 면에서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대규모 양산시 수율 90% 이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빅5'를 제외하고 글로벌 톱티어 완성차 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한 중소 배터리 기업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빅5'의 경우 CATL은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지리그룹, 스텔란티스 등을 고객사로 갖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테슬라와 GM, 포드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둔 상태입니다. SK온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폭스바겐, 다임러,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납품 중입니다.
삼성SDI는 BMW를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에 공급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력 납품 업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갖지 못한 중소 규모의 중국·유럽 배터리 기업들의 연쇄적인 자금난이 예상된다"며 "이미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한국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배터리 빅5 체제가 공고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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